문방구는 서늘한 놀이터였다 유혹이 항상 도사리는 그곳
문방구엔 먼지 냄새가 산다
박스 냄새랑 같이 포근하고 온도는 서늘하다
미닫이문을 밀면 초록 구리종이 찔끔 울고
사장님은 졸다 말다 TV보다 말다
그런 눈으로 나를 본다
이 동네 애냐 여기 초등학교 다니는 거냐
물어보진 않지만 알고 있다는 고개짓
무엇을 살지 정하고도
쥐고 나오는 건 엉뚱한 거
문방구는 늘 고민 끝에 실수하는 곳
삼백 원을 주머니 안에서 까부르면
뭔가 살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불어난다
한 손은 주머니에
한 손은 이것저것
만지작거리는데
짝—
이 새끼 짝—
이리 내 짝— 짝—
전봇대 같은 팔둑이 쑥 나와
형의 옷자락을 움켜잡고
뺨을 후두리친다
견고한 손찌검에
저항없이
카드를 떨어뜨린다
유희왕 카드가
툭툭툭
허리춤에서 미련 없이 죄목이 낙하한다
많이도 훔쳤다 삼백 원보다 더 많은 걸
동시에 주머니에 속에 숨어 있던
좀도둑의 마음도 쏟아져 굴러다녔다
나는
모른 척
빠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