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디터SU Oct 13. 2020

상대의 마음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면?

<나만의 비밀>, <거짓말이 보이는 나는, 솔직한 너에게 사랑을 했다>

안녕하세요. 에디터 SU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갖고 싶은 초능력이 있나요?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상상을 해보셨을 겁니다. 투명인간이 돼 본다던 지 혹은 순간 이동을 한다던 지 말이죠. 저 역시 이런 상상을 많이 해봤는데요. 제가 가지고 싶은 능력은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었습니다. 영화 ‘엑스맨’의 자비에 교수의 능력이 딱 제가 원했던 능력이었죠. 엑스맨의 다른 능력들처럼 모습이 괴상하게 변한다던가 불을 뿜거나 철을 움직이는 것처럼 눈에 띄는 능력이 아니라는 점이 저에게 아주 큰 매력으로 다가왔었습니다. 이 능력이라면 돌연변이로 오해받을 일이 적어 일반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데다가 제가 원하는 거의 모든 일들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물론 어린 마음에 말이죠.      

타인의 마음을 읽고 동시에 그 마음을 조종할 수 있다니 너무 강력한 초능력 아닌가요? 제가 생각하기에 엑스맨 능력 최강자는 자비에 교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 능력을 가진다면 어떨 것 같나요? 저는 마냥 좋을 것 같지만 영화를 보면 막상 좋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자비에 교수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괴로운 마음속 목소리 때문에 능력을 포기하기까지 했었으니 말이죠. 아무리 좋은 능력이라도 단점은 있기 마련인가 봅니다. 그래서 저는 만약 현실 속에서 이런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어떨지 몇몇 인물들을 통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두 편의 책 속의 인물들을 통해 말이죠. 자! 그럼 엑스맨처럼 히어로가  판치는 세상이 아닌 평범한 학교 속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가진 소년 소녀의 이야기로 빠져 볼까요?   


1. 비밀을 간직한 평범하면서 특별한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나만의 비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유명한 스미노 요루 작가의 소설 <나만의 비밀>은 그의 다른 작품들처럼 학창 시절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각기 다른 성격의 5명의 아이들이 만들어 내는 풋풋한 성장 소설이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고등학교 이야기를 다룬 이 소설은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마냥 평범하진 않은데요. 바로 5명의 아이들이 남모르게 가지고 있는 비밀 때문이죠. 이 특별한 비밀은 모두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능력입니다. 다만 다른 사람의 마음이 누군가에겐 마크로, 심박수로, 화살표로, 기호로 보이는 차이가 있을 뿐이죠. 

5명의 아이들은 상대의 마음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아하는 아이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신경 쓰이는 아이가 왜 우울한지도, 내 친구가 나에 대해 뭘 알고 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게다가 여전히 진로는 막막하고, 마음먹은 만큼 성적은 잘 오르지 않고, 어른이 된 후에 무엇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죠. 이러한 모습은 마냥 평범한 고등학생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섯 친구들은 그저 불안해하기만 하지 않는데요. 친구를 위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자기 진로를 고민하며, 가끔 실수도 하고 헛발질도 하면서 하루하루 성장해가죠. 

이런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어느새 저는 6번째 초능력을 가진 아이가 되어있었습니다. 친구들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들의 고민과 사랑을 응원하고 있었죠. 소심한 아이도 활발한 아이도 모두 각자의 고민이 있었고 사랑이 있었습니다. 학생다운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런 고민과 사랑이었죠. 만약 여러분들이 이 아이들을 본다면 과거 학창 시절이 떠오르면서 그때 그 시절을 회상할 것입니다. 친구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내가 그 아이를 좋아하는 만큼 그 아이는 나를 좋아하는지 같이 귀여운 고민을 했던 그때 그 시절 말이죠. 한 번쯤 현실에서 벗어나 풋풋한 <나만의 비밀>을 간직했던 그때로 떠나 보는 건 어떠신가요? 우리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다섯 친구들의 이야기 <나만의 비밀>이었습니다.


2. 더는 상처 받기 싫은 소년의 이야기
<거짓말이 보이는 나는, 솔직한 너에게 사랑을 했다>


두 번째 비밀은 마음속에 상처가 많아 보이는 한 소년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후지쿠라 히지리라는 이름을 가진 이 소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데요. 가족, 친구, 연인처럼 좋아하게 된 사람의 거짓말이 보이기 때문이죠. 이 특별한 능력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너무 많은 상처를 받은 히지리는 더는 상처 받고 싶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려고 하지 않습니다. 반면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순진무구한 소녀 후타바 하루카는 거짓말을 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 말이죠. 히지리와 달리 하루카는 주위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마음을 여는 아이였습니다. 

정말 긴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 결국 히지리는 자신에게 거짓말 한 하루카를 사랑합니다. 혼자 있기 좋아하는 남자 주인공과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밝은 성격의 여자 주인공의 사랑이야기, 정말 뻔하디 뻔한 클리셰지만 거짓말이 보인다는 능력을 통해 이야기는 특별해집니다. 풋풋한 이야기에 설레면서도 어쩔 수 없는 거짓말이 주는 슬픔에 마음이 아릿해지죠. 거짓말로 인해 상처 받았던 히지리는 아이러니하게도 하루카의 거짓말에 치유받습니다. 처음엔 상처로 다가왔던 하루카의 거짓말은 나중에 가서야 거짓말이지만 거짓말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말이죠. 

거짓말이지만 거짓말이 아니었다, 참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정말 와 닿는 말이지 않나 싶습니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살다 보면 좋든 싫든 거짓말을 해야 하는 순간은 다가오기 마련이죠. 하지만 만약에 제가 주인공처럼 좋아하는 사람들의 거짓말을 볼 수 있었다면 저 역시 많은 상처를 받았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결국 저도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누군가를 좋아하려 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죠. 이 책을 읽기 전에 저는 마음을 읽는 초능력은 마냥 좋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을 한 인물의 시점을 통해 이야기로 접해보니 장점만큼이나 단점 역시 상당하다고 느꼈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지금까지 두 편의 책을 통해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가진 삶이란 어떤 건지 알아보았습니다. 서로 다른 두 이야기였지만 하나의 공통점은 마음을 읽을 수 있어도 결국 고민은 해결해주지 못하고 어쩌면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평범한 우리가 초능력자가 되고 싶은 것처럼 초능력자들은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능력자가 현실 속에 존재하는지 안 하는지는 모르지만, 만약 초능력자분들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초능력을 가진 삶이란 어떤 것인지 댓글로 생각을 알려주세요!!! 어쩌면 서로를 이해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의 젊은 작가 소설, <내가 말하고 있잖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