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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그래프

#애프터 치앙마이

by 송송당

크로스핏 2일 차. 복층 오피스텔에서 침실로 연결된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 마저 고통스럽다. 절뚝거리며 걷고 있다.


다행스러운 건 20대부터 이어진 운동 경험 덕에 이 고통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을 안다는 것이다.


운동에 지름길은 없다. 운동이나 영양학을 전공한 분이라면 약간의 지름길을 알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아니다. 꾸준히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은 모른다.


그렇다고 내가 아주 꾸준한 사람인 건 아니다. 꾸준히 몸관리를 하다가도 스트레스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 때가 있다. 몇 달이고 아무것도 안 하며 뒹굴 거리기도 한다.


그래도 결국은 다시 털고 일어나 지친 몸을 이끌고 운동하고 조금은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는다.


꼭 주식 그래프 같다고 해야 할까. 오르면 떨어지고 떨어지면 오르고 정체하다가도 폭발하고 난리도 아니다.


그러니까, 삶의 상황이 코너에 몰렸다고 생각해서 고통받더라도 빠져나올 수 있다. 빠져나왔다가 다시 갇힐 수도 있다. 그러나 또 빠져나올 수 있다.


이 반복이 삶이구나.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완전히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지금은 마음도 지친 상황이다. 남의 행복을 채워주는 걸 그만하려고 마음먹었지만 미움받고 혼자되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


왜인지 운동에 다시 적응해서 몸이 가벼워지게 되면 이 두려움도 많이 잦아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다.


운동 같이하는 친구들... 죄다 나보다 10살 즈음은 어리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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