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도르 Apr 30. 2018

불타오르게 일하다 재가되지

결국 땔감

아도르캘리그라피 개인전 작품

일상이라 정의되는 "지금"의 궤도에서 벗어나는게 얼마나 힘이 드는지 오랜 시간 회사원으로만 살아오며 알게 되었다. 결국 정신적인 벼랑끝에 매달려서야 '나는 이제 더이상 이 벼랑에 매달려 있을 힘이 없다' 라는 결론을 내렸다. 힘겹게 벼랑을 잡고있는 이 손을 놓아야만 했다.


권세를 떨칠수 있는 높은자리에 올라가는것도 나에게는 매력이 없었다. 워낙에 좋은 상사, 좋은 어른을 구경하지 못해서 그런지 나도 이렇게 가다간 누군가의 선한 마음에 눈물의 씨앗을 던지는 악덕한 사람이 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헬조선에서 여자가 15년간의 회사생활을 한건 나로서는 최선이었고, 용기였으며, 더 이상 태울 불씨가 남아있지 않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였다. 아니 이제 더이상은 열정이라는 화로에서 잘 타는 땔감으로 살기가 싫었다.


벼랑끝에 매달려서도 한자락 불씨가 되고자 면접을 본 상황에서 면접관이 물었다.

"경력이 많으신데 아직도 신입같은 열정의 불씨가 남아 있으신가요?"

실소가 터졌다. '지금 나한테 불씨라고 말 했는가?' '나에게 더 나를 태우라 말하는가?'

나는 대답했다.

저는 재가 되기 싫습니다


그렇게 불타오르다 재가되지.

제발 좀 태우라 말하지 마라. 그리고 태우겠다 말하지 마라. 열정은 불씨가 아니다. 뜨거운 마음은 태우는게 아니라 차가움을 녹이는데 쓰자.

우리 이제 재가 되지는 말자.





아도르캘리그라피

블로그 http://blog.naver.com/jwhj0048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adore_writing/


이전 09화 오천만원을 못 모아도 빛나는 존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