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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수쟁이 Feb 17. 2019

#10. 퇴사 후 한 달여 시간이 흘렀다

면접 탈락 후 일상 생각

퇴사 후 한 달여 시간이 흘렀다. 많은 일이 있었다. 제주에 다녀왔고, 지원한 회사에 면접을 봤다. 두 군데 회사에 지원했었는데, 결과는 모두 2차에서 떨어졌다. 사실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무슨 자신간이었는지 모르겠으나 '당연히' 될 거라고 자만했었나 보다. 어차피 한 6개월은 백수로 지내야지 했던 터라 탈락 통보를 받고 내 자신이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영영 이렇게 취업을 못 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이내 곧 불안해졌다. 그때 나의 어떤 부분이 마음에 안 들었던 걸까 하고 면접 상황을 곱씹으며 자책했다.


불안해 하고, 자책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 없는 상황. 시간은 무심하게 계속 흘러가는데 앞으로의 시간에 무얼 해야 할까, 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채용 앱을 지웠다. 불안해 할수록 계속 들여다 보는게 싫어서. 채용 앱을 보면서 지금 이 시간을 흘려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에 내 기준에 맞지 않는 회사에 지원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자, 이제 그럼 진짜 무얼 하지? 외국으로 여행을 갈까, 지방에 가서 한 달 살기를 해 볼까. 어디로 떠나려고만 하는 생각이 자꾸 떠올라서 다시 한 번 호흡을 가다듬고 생각했다. 나는 왜 자꾸 떠나고 싶어 하는 걸까? 언젠가 다시 회사를 다니면 떠나고 싶을 때 떠나는 게 쉽지 않아서겠지. 떠나지 못할 언젠가를 위해 떠나는 여행이라고 생각하니 이 여행이 마치 현재 번 돈을 모두 노후를 위해 적금을 붓는 행위 같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생각, 일상을 회복하지 못한 채로 여행을 떠나면 돌아와서 나는 또 이 일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할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 바로 여기 내 일상이 있는 이 곳에서 잘 지내는 ‘습관’을 들여 보기로 했다.


[습관]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 학습된 행위가 되풀이되어 생기는, 비교적 고정된 반응 양식.


할 달여 시간 동안 소소하지만 확실한 나의 습관을 다음 글에 기록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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