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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수쟁이 Jan 08. 2019

#7. 제주에서의 아침

내가 바라는 아침 시간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면 막 출근했을 시각 오전 8시 10분경쯤- 이면 자연스럽게 눈이 떠진다. 알림 없는 기상이 주는 행복감이 얼마 만이지? 학생 시절 방학 때가 거의 마지막인 듯하다.

제주에서 머물렀던 에어비엔비 숙소

제주에서 머물렀던 방에는 창문이 참 많았다. 발코니 문까지 합치면 방 하나에 창문이 다섯. 그 중 바다가 보이는 창이 하나 있는데, 일어나자마자 그 창의 커튼을 걷어내고 풍경을 잠시 바라본다. 매일 같은 바다도, 풍경도 없다.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꺼내 이 풍경을 찰칵 – 남겨 놓기도 했다.


그러고 나면 땅바닥에 털썩 – 앉는다. 스트레칭을 한다. 목을 돌리고, 어깨를 돌리고, 손목을 돌리고, 발목을 돌리고. 코로 숨을 들이쉬고, 또 내뱉고- 이런저런 동작을 하다 보면 시간이 20여 분 지나간다. 샤워를 하거나 세안까지 하면 몸 깨우기 끝.


밀크티와 한 잔하며 다이어리 쓰기
내가 좋아하는 창가, 그 너머로 보이는 풍경


따뜻한 차를 한 잔 준비해 테이블에 앉는다. 아침 시간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차를 마시며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기도 하고, 다이어리에 오늘 할 일을 정리하기도 한다. 오늘 할 일이라고 해 봤자 동네 산책, 커피숍 가기 이런 것들이긴 하지만. 또 짧은 일기나 문구를 쓰며 떠올렸던 생각들을 정리해본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배가 고파온다. 여기서는 요리하기가 마땅치가 않다. 웬만한 주방 도구는 다 있는데 요리 재료가 없다. 그래서 전날 편의점에서 사다 논 간편식으로 아침을 차려 먹곤 했다.


보통 아침 시간은 늘 이렇게 보냈다. 집 떠나온 제주라고 해서 별반 다를 것 없이 내가 보내고 싶었던, 보내고 싶은 대로 보낸 아침 일상. 멍 때리고, 스트레칭하고, 차 마시며 생각을 정리하면서 아침을 보내는 시간을 오래오래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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