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리뷰
10월이 왔건만 의외로 “감성코드”가 발현되지 않았다. 바쁜 일정이 원인이겠지만, 그보다 사회분위기가 감성따위를 생각할 여지를 만들어주지 못했다. 많은 이슈들이 분노게이지를 맥시멈으로 이끌어내면서 “가을감성”의 공간을 태워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을하늘은 아름다웠고 거리는 어린시절 넘쳐났던 유화로 그린 풍경들과 같이 질감과 색감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과거의 향수를 담아놓은 레트로 게임기를 하나 둘 씩 추가해가며 추억을 소환해내고 있다.
오랜 동료(2년이 지나면 30년이 된다)인 Amos님께서 게임기를 커스터마이징해서 주었다. 이번 바탑은 여러가지 면에서 만족도가 높다.
레트로 게임을 즐길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너무 많은 Rom을 모아서 넣지 않기
지나친 Cheat를 사용하지 않기
1의 경우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참뜻을 알게된다. 너무 많은 게임이 있다보니 게임을 재대로 즐기지 못한다. 이것저것 하다보니 재대로 즐기는 게임이 없어지는 아스트랄한 상황이 발생하는 데, 이것을 게이머쪽 도메인 용어로 “게임불감증”이라고 표현한다. 게임불감증을 경험하게 되면 “일상에서 나태함”이 발생하며 업무저하가 발생하기도 함으로 유의해야 한다(물론 중증 게이머들에게만 적용되는 내용이다)
2의 경우 Cheat를 사용한만큼 고전게임의 참맛을 잃어버리게 된다. 고전게임의 참맛은 “하드코어”이다. 코인으로 수익을 올렸던 바탑 제조사들은 게이머들의 코인을 더 많이 빨아들여야 했기에 “게임기획 단계”에서 부터 하드코어함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로인해 80년대 전세계 청소년들에게는 불굴의 “하드코어”함이 생겨났다. 원코인 엔딩을 보는 능력자들이 동네마다 수두룩 했고 그런 근성을 가진 인프라가 산업현장으로 투입되었기에 90~2000년대의 놀라운 발전이 있을 수 있었다라고 생각한다(지극히 편협하고 과장된 논리이지만 종종 술자리에서 배틀 커맨드로 사용한다).
80년대 레트로 게임은
21세기 기술발전에 기여했으며
그 문화를 향후했던 청소년들이 자라서
지금의 레트로 문화를 만들게 되었다.
1988년 친구들에게 주장했던 것이 “21세기는 게임이 지배한다”였다. 그런 말을 하면 당시 지인들은 “한숨”을 쉬며 철이 덜 들었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철이 덜 듯 것이 아니라 극동아시아 청소년들에게 요구되는 가치관과 다른 것 뿐이었다. 몇 년 후 그런 주장을 말이 아닌 책으로도 썼었다. 철이 덜 든 것이 아니라 나의 가치관이 확고함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게임을 범죄가능성을 보유한 한정치산자들의 중독물로 여기는 특정종교와 콜라보한 괴이한 정치세력들이 날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수많은 석학들이 공학과 인문학을 통틀어 연구하는 학문분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이다.
게임은 편협함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고를 가질 수 있는 핼퍼(Helper)이기도 하다. 시공간을 초월한 곳에서 자신의 선택으로 창조적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기에 고전적 프레임으로 민중을 지배했던 세력들에게는 눈에 가시였을 수도 있다(이 또한 지극히 편협한 사고방식이지만 술자리에서 자주한다. 특정 정치, 교육, 종교에 반감을 가진 체로 말한다.)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면 게임을 좋아하기 힘들 것이다. 게임은 시간이 흘러 역사가 만들어지는 것 처럼, 언제나 다양한 재미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사고방식이 “진보”함을 본능적으로 즐긴다.
오랜만에 바탑으로 사무라이쇼다운 5를 해보아야겠다. 갈포트 유저로써 “파피”를 외치며 적을 압살하던 수십년전 기억을 끄집어 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