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리뷰
1년 중 정성적 사고방식이 넘쳐나 “시각의 변화”로 인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절이 10~11월인 가을이다. 낙엽과 단풍으로 물든 거리를 보며 유연한 사고로 기획을 할 수 있는 시절이라 나름 기대를 했건만, 올해는 가을을 도난당했다.
에릭사티의 “그노시엔느”와 구스타프 말러의 곡, 그리고 평소 듣지 않았던 클래식을 몇 개 셀렉션하고 앱개발과 강의기획을 2주일간 빡세게 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무소르그스키의 민둥산의 하룻밤에나 어울릴 “을씨년스러운” 초겨울 날씨가 엄습했다.
가을이 없어지니, 무엇을 할 지 모른 체 쓰잘대 없는 메모만 가득해졌다. 가을의 명언 중에 "가을은 자연의 계절이기 보다는 영혼의 계절임을 나는 알았다."라는 말이 있다. 프레드리히 니체가 한 말이라고 한다. 니체의 말처럼 이 때가 영혼이 버프받고 평소 하지 못했던 뻘찟을 하면서 "창조적 사고방식"을 키울 수 있는 시절이다. 이 때를 놓치면 평소대로 살아야 한다. 정량적 사고에 얽매이게 된다.
날씨가 추워지면 생각도 냉정(혹)해진다. 그리고 개발자 본질인 시니컬함이 살아나게 된다. 27년간 개발자로 살았기에 카카오 서비스를 접하다보면 “허접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 그들의 업무를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니고 가끔 외주를 하다보면 “과연 이렇게~?”라는 의문을 가진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특히 브런치의 Android App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버그가 많다”. 12개 정도의 치명적 버그를 리스트업(구글시트를 활용하여) 했었는 데, 최근에는 Push를 받으면 “Notificatrion Bar(알림창)”에 최신글 1개만 보여주는 버그를 경험하고 있다. 벌써 2주가 지난 버그인데 고칠 생각을 전혀하지 않는다. 구독하는 작가가 글을 쓰면 알림창에 기록으로 남아야 되는 데, 그것을 1개의 메시지로 덮어씌우고 있어서 구독된 백여명 작가의 글 중 최신의 글 하나만 링크되어 있다. 알림을 수 십개 받았지만 정작 볼 수 있는 글은 1개라는 말이다.
왠만한 서비스 기획자였다면 개거품을 물었을 버그다.
그만큼 서비스에 관심없다는 반증일 것이다.
유저들의 충성도가 높아서 그럴까?
- 유저들이 자신이 사용하는 플랫폼을
"갑"처럼 여기는 곳은 흔치않다.
카카오가 몸집 불리기만 신경썼지, 내부 인프라는 그닥 아름답지 못한 듯하다. 카카오에 있는 후배들의 모습을 보더라도 개발자로써 성장하는 것 같지 않다. 모두가 대외적인 비주얼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겨울이 왔고, 전세계의 유동성 파티는 사라졌고, VC 애들도 스타트업에게 BEP를 대놓고 요구하는 시기에 어떻게 살아야할 지 냉정하게 주판을 굴리게 된다. “이 또한 지나가겠지..”라는 긍정의 주술로 또 한 번 버텨보아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