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204
그녀의 젊음을 사랑했다. 매일같이 그녀의 귀에 대고 젊음의 아름다움을 예찬했다. 젊음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이 아름다운 여인과의 사랑도 영원하지 않을 것을 안다. 그저 젊음을 사랑하는 것뿐이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 것이다. 스스로가 징그러워 견딜 수 없는 순간이 차고 넘친다. 누군가의 징그러움을 사랑할 수 있는가. 깊어져가는 주름을 당신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아름다운 것은 어찌 영원하지 못하는가. 정말 영원하지 않기에 아름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인가. 지겹도록 사랑할 수 없는 것인가. 끝없이 순환하는 질문. 아름답지 않았다. 그래서 그만두기로 했다.
시간은 영원한가. 죽음으로 개인의 시간은 언젠가 끝난다. 그래서 삶은 아름답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 언젠가 우주가 소멸하고 나서야 시간의 개념이 무의미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긴 시간은 영원과 구별할 수 없다. 그게 인간의 관점이다. 그래서 나는 세상이 아름답지 않은가 보다.
생각이 끝나자. 모든 것이 아름다워졌다. 나의 숨결이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방아쇠를 당겼다. 어여쁘게 목을 걸었다. 벼랑 끝에서 한참을 즐기고 나서야 스스로를 밀었다. 영원이 순간이 되는 순간 모든 것이 빛난다.
*모든 이야기는 픽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