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날아오르는 참새의 첫 비행 에피소드
“꽥~ 꽥, 꽥~!”
눈을 부릅뜨며 두 손으로 자신의 목덜미를 노려보듯 다가오는 농부들의 모습에
오리는 그만 평정심을 잃고서 기겁하고 말았다.
“꽥꽥~”
-푸드득-
뒤뚱거리며 목청껏 소리를 질러대고 뒷걸음질 치는 오리를 농부 한 명이 덥썩 잡아 올린다.
자신의 가녀린 목으로 다가오는 손인 줄 알고 죽어라 소리를 질러댔는데,
목은 잠깐 들여다 보기만 하더니 엉덩이를 두 손으로 가뿐하게 들어 올리는 게 아닌가!
‘둥실~’
떠오르는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오리는 그제야 울음소리를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며 희미하게 보이던 눈을 크게 뜬다.
점점 또렷하게 눈앞의 양계장 집 마당과 길가의 아름드리 나무들이 시야에 들어오자,
이내 그 맑은 아침의 상쾌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는 게 느껴진다.
“교장님~”
참새도 그런 오리를 바라보며 다행스러운 듯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오리의 얼굴에는 이제 희미하게 미소까지 번진다.
오랜만에 양 볼이 볼록하게 실룩대는 행복한 얼굴의 오리를 보니 참새도 다시 용기가 솟구치는 듯했다.
“이 녀석~ 목에 그새 진흙이 묻었잖나? 어디 넘어지기라도 한 건지, 원~”
“살살~ 닦아주게. 깃털에 스며들었을 테니 깨끗한 물로 헹구어 주는 것은 어떤가?”
농부들은 여전히 오리를 보살피고 있었다.
식용이나 당장 팔아넘길 용도로 쓰려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오리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던 것이었다.
참새의 어린 가슴에 다시 한번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부푼 가슴을 안고 힘껏 내달리며 날개를 펼쳐 보았다.
이번엔 진짜로 뭔가 될 것만 같았다.
‘난다... 날아오른다...’
그렇게 참새의... 진짜 비행다운 첫 비행이...
시작되어버렸다.
이곳에 다다르기 전,
손수레 안에서 오리교장과 했던 ‘비행금지’ 맹세는 어느새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저 높이 떠올랐다는 사실이... 그토록 그리던 참새 본연의 능력을 발휘했다는 감격이,
한참 동안 작고 누렇게 바랜 듯한 참새의 초라한 모습을 빛나게 해주는 것만 같다.
그렇게 어느새 양계장 집 마당 안의 감나무에 날아 앉아,
자신의 모습을 뿌듯하게 뽐내보곤 뛸 듯이 기뻐 어쩔 줄을 몰라하는 참새다.
“짹짹~ 짹짹~”
마구 노래를 부르며 기쁘게 몸을 흔들거려 보기도 하는데,
그때였다.
“으악~~~ 에구머니나! 이게 뭐야!”
달걀을 손에 고이 들고 가던 양계장 집 소년이 큰 소리를 내며 참새가 있는 곳을 올려다보았다.
잔뜩 찌푸린 인상만 보아도 뭔가 엄청난 잘못이 벌어진 것만 같다.
그 순간, 긴장하고 웅크리는 참새를 향해 돌연 모래알이 후드득 날아든다.
“짹짹~”
깜짝 놀란 참새도 푸드덕거리며 몸을 피해 보는데~!
“꼬꼬~ 꼬끼오~”
“아니~ 저 쬐끄만 새가 여기가 어디라고 똥을 갈겨?”
‘내가 똥을 눴다고?’
전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다음화도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