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비행을 위한 날개짓을 해보는 어린 참새
이쯤 되니 농부들도 혼자 서성이는 오리를 발견한 것이다.
마당의 닭장에는 병아리들이 보이지 않았다.
‘난 몸집이 작아 저 마당으로 들어갈 수는 있지만, 분명 이대로는 눈에 띄고 말 거야.’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어린아이에게 들켜 고달픈 수난까지 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참새는 섣불리 들어가는 대신 어설프게나마 날개짓을 해보았다.
아직 꽁지깃을 뽑지 않은 건 참 다행스럽다고 생각되었다.
몸이 조금씩 떠오르는 게 느껴진다.
“그래~ 이렇게 날아가는 거야. 진짜 나답게~!!! 그럼, 그냥 새인 줄 알고 신경 쓰지 않겠지?”
속 시원히~ 훨훨 날기엔 힘도 경험도 많이 부족하지만
자신의 비행능력만큼은 정상적으로 자란 것 같아 뿌듯한 순간이다.
-퍼득 퍼득-
어설픔에 뒤뚱거리며 날개짓을 하다보니 아직 수레 안에서 잠들어 있을 오리도 생각났다.
오리를 여기까지 함께 끌고 와야 하는 건 참새에게 남겨진 숙제 같다.
“어어~ 꼬마야!”
“저기~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농부들은 여전히 아이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담장 너머로 조심스레 말을 걸고 있었다.
“네? 저 말이세요?”
드디어 맨손에 하얀 달걀을 세 개나 집어 들고 닭장을 나오던 아이가 농부들의 말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어, 그래. 너 말이다.”
사람 좋게 허허 웃어보이며 농부들은 아이의 두려움을 잠재우고 좋은 인상을 주려 애쓰는 것 같았다.
“왜요? 저 달걀가지러 나온 건데요?”
“어~ 그래. 그 닭장 말이다. 너희 집에 혹시 병아리들도 많이 있지 않니?”
“네? 없어요! 여긴 닭뿐이예요.”
그러고 보니, 꼬끼오~ 수탉의 우렁찬 울림이 마당을 넘어 인근 집들까지 시원하게 퍼진다.
“꽥꽥꽥~”
오리 교장도 그 소리에 놀라 손수레 안에서 웅크리고 청하던 잠을 깬 모양이다.
푸드덕~ 거리며 수레 위의 지푸라기 속에 몸을 굴리고 아침 세수를 마친 오리는
그 수레 밖으로 나오고 싶은지 끄트머리에 서서 자신의 넓적한 물갈퀴를 내려다보고 있다.
“교장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참새가 그 틈을 놓칠 리가 없다.
“뭐냐? 어떻게 너만 혼자 땅에 내려가 있는 거냐?”
“에이~ 교장님도 날개가 있으시잖아여~ 이 정도쯤은 스스로 내려오실 수 있는 거 아녜요?”
헛기침을 두어 번 하더니 날개끝을 쭉~ 펴고, 발을 더듬더듬 떼어 보는 오리다.
“아하하~ 혹시 겁이 나세요?”
참새는 그런 오리가 너무 이상하다는 듯 크게 입을 벌려 웃어 버렸다.
“이런 녀석~ 버르장머리하고는! 내가 저 수탉만 만나면~ ”
이렇게 으름장을 놓으며 오리는 힘껏 날개를 퍼득였다.
-쿵-
이런~ 수레 밑으로 내려오는 데는 성공했으나, 오리의 하얀 목덜미에 진흙이 묻고 말았다.
균형을 차마 잡지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져 넘어진 것이다.
“흡~”
터져 나오려던 웃음을 억지로 참고 참새는 조심히 발을 떼며 오리에게 다가갔다.
“꽥~ ”
외마디 비명만이 돌아올 뿐이었다.
“아니 이 녀석 어떻게 빠져 나왔지?”
이쯤 되니 농부들도 혼자 서성이는 오리를 발견한 것이다.
- 다음 화는 목요일에~ 그때 만나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