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장으로 떠나버린 무리 뒤에 홀로 남겨진 참새
“꼬꼬...”
오리를 쳐다보며 아까부터 수다스레 꼬끼오~ 꼬꼬 거리던 수탉이 제일 먼저 정적을 깼다.
“아휴~ 오늘따라 수탉이 할 말이 좀 많은가 보네요~”
소년은 수탉을 의인화해서 표현하며, 정말 아기를 돌보듯이 애지중지 수탉을 안고 있었다.
“그러게~ 고 녀석 참 반갑게도 울어대는구나?”
농부 한명도 맞장구를 쳤다.
“오리가 그렇게 좋으냐~ 그래, 옛다. 친구 먹으렴!”
오리의 궁둥이를 수탉 곁으로 바짝 밀어주던 농부가 말했다.
-꼬끼오~ 꼬꼬꼬...-
수탉이 질색을 하며 날개를 파닥거렸지만,
그 농부를 좌시한 모두는 껄껄~ 웃으며,
그런 수탉이 오리를 향해 ‘반색’을 한다고 여겼다.
“아이구~ 이토록 반가워할 수가... 귀여운 녀석들.”
어이없게도 자신이 잡음을 낸 덕(?)에
오리와 딱 붙어 양계장으로 직행하게 된 수탉은
더 이상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저 쏟아지는 태양 빛을 피하듯이
눈살만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뒤뚱뒤뚱-
“저기... 잠깐만요.”
뒤늦게 참새가 상황 파악을 하고 쫓아오려 하였으나,
성큼 성큼 보폭이 큰 그들의 걸음을 비짝 따를 수는 없었다.
게다가 참새의 소리는 작게 짹짹거리다 마는 신호 같아서,
어디에서 들려오는지, 그것이 이 참새의 소리인지조차 분간이 어려울 정도였다.
‘에라이~!’
어쩔 수 없었다.
농부들마저 참새를 되돌아보지 않고 양계장으로 무리지어 떠난 마당에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다고 누가 봐주지도 않을 뿐더러,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간다고 해서 꾸짖음을 당하거나 발각될 일도 없어졌으니...
-퍼드득 파닥파닥...-
휭~ 하고 높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기로 결심한 순간,
참새의 몸은 정말 난생 처음으로 시원하게 바람을 타고 떠올랐다.
“우와~!”
날아오른 적은 있으나 실수에 가까웠던 행동들로
그동안 핀잔과 후회만 남겼던 어설픈 비행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토록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 커다랗던 집들도 사람들도 점점 작게 보였고,
심지어 양계장도 한눈에 확~ 들어오고 있었다.
부푼 새가슴이 팔딱팔딱 거리는 심장의 리듬에 맞춰 두근반 새근반 실룩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