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가 처음으로 눈치보지 않고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짹 소리를 낸다
-삐거덩-
묵직한 출입구가 열리는 소리, 드디어 양계장 앞에 다다랐다.
고공비행은 생애 첫 경험으로 좀처럼 설렘이 가라앉지 않는 참새의 양 볼은 발그스름하게 상기되어 보였다.
그런 참새가 양계장 입구에 놓은 양철 물동이에 모습을 비추어 볼 동안
열렸던 출입문은 다시 빠르게 닫히고 있었다.
그런데, 이를 어쩔까...
오리는 물론, 농부들도 수탉도...
그 꼬마 아이의 모습도 온데간데없이 누구 하나 보이지를 않았다.
“어디야... 대체 어디들 있는 거예요?”
당황한 참새는 앞뒤 생각할 겨를 없이 짹짹 큰 소리를 내고 말았다.
곧이어, 방금 출입문을 열고 닫았던 양계장 관리인이 참새를 발견했다.
“아니, 여긴 새가 들어올 곳은 아닌데~ 너 방금 짹짹이라고 울었냐?”
단번에 정체를 들켜버린 기분이었다.
참새는 그대로 얼어붙어 서서 완전히 돌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또 다시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역시, 이번에도 비행을 한 게 잘못이었을까... 그 때문에 내가 짹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자꾸 까먹어서 이런 위험에 처하는 걸까?’
참새의 머릿속은 복잡해져갔고,
그로 인해 설레었던 부푼 가슴도 다시 납작하게 쪼그라들며 힘겨운 스트레스로 쌕쌕 소리를 내고 있었다.
-성큼성큼-
참새의 앞으로 다가온 양계장 관리인은
신고 있던 장화에 묻은 진흙이 참새의 깃털에 튀자 조금도 망설임 없이 참새를 손바닥으로 안아 올렸다.
‘앗, 뭐지... 이런 건 바라지 않았는데...’
언젠가 사냥꾼들을 만나 손바닥 안에서 파도타기를 했던 그 시절이 다시 떠올랐다.
어쩐지 마음이 노곤해지는 제스처였다.
“아이구, 이런... 내가 진흙을 튀겼구나. 요거, 근데 날아가지도 않고 용케도 가만 앉아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