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도시 괴담 03화

전설 3. 하얀 붕대 여인

by 나리솔


는 서울의 한 작은 병원에서 간호사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건물은 오래돼서 복도는 길고, 형광등은 윙윙거리고 자주 깜빡였다. 특히 밤에는 더욱 을씨년스러웠다.

그날 밤은 유난히 늦게까지 남아 있었다. 의사를 도와 서류를 정리하다 보니, 시계는 이미 자정을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서둘러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 순간, 복도 끝에 하얀 붕대를 감은 여인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환자복을 입고 있었고, 얼굴은 하얀 붕대로 덮여 있었다. 미동조차 하지 않고,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저기요? 괜찮으세요?”
나는 도망칠 생각도 못 하고, 단순히 병실을 나온 환자인 줄 알았다.

그녀는 천천히 다가왔다. 맨발이 타일 위를 밟을 때마다 물 묻은 듯 축축한 소리가 울렸다.
가까워지자,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쉰 듯한, 낮고 떨리는 목소리.

— 나… 곧 괜찮아질까?

나는 본능적으로 대답했다.
— 네… 물론이죠.

그녀는 손을 들어 붕대를 푼다.
천천히, 그리고 집요하게.
그 아래에는 살이 갈기갈기 찢기고 뒤엉킨 얼굴이 드러났다.
볼은 칼에 수십 번 베인 듯 찢겨 있었고, 입술은 굵은 실로 뒤틀리게 꿰매져 있었다.

— 그렇다면… 너도 고쳐 줄게.

그녀의 손에 낡은 수술용 가위가 반짝였다.

나는 비명을 삼키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달려갔다. 버튼을 누르자 문이 열렸다. 안으로 뛰어 들어가 1층을 눌렀다.
엘리베이터가 덜컹거리며 내려갔다.

딩.
문이 열렸다. 하지만 그곳은 1층이 아니었다.
아까 그 복도였다. 그리고 문 앞에… 그녀가 서 있었다.

나는 울부짖으며 다시 문을 닫았다. 엘리베이터는 또 아래로 움직였다. 그러나 문이 열릴 때마다, 그녀는 언제나 그곳에 기다리고 있었다.

정신이 아득해져서 어떻게 병원 밖으로 나왔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음 날 동료들이 말하길, 나는 병원 입구 앞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도 화장실 거울을 볼 때면, 입술 끝이 실로 잡아당겨진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귓가에 그녀의 목소리가 맴돈다.

— 이제 너도 아프구나.


전설의 의미

사람들은 이렇게 속삭인다.

“자정이 지난 병원에 혼자 남지 마라.
하얀 붕대 여인을 만나면, ‘곧 괜찮아질 거예요’라는 말은 절대 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그녀의 치료가 네 얼굴부터 시작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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