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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쌔앰 Oct 07. 2024

학원 때문에 항상 피곤해요.

하루에 4~5시간 잠자는 아이들

 "쌔앰, 저 학원 때문에 너무 피곤해요."


 "아이고, 그렇구나. 무슨 학원 다니는데?"

 "국영수는 기본으로 다니고요, 시험기간에는 사회랑 과학도 내신 시험대비를 해줘요. 그리고 수학은 내신 수업 외에도 선행 수업도 있어요. 학원 숙제도 너무 많은데 학교 수행평가 기간이 되면 할게 더 많아져서 힘들어요."


 "잠잘 시간도 부족하겠는데?"


 "그래서 평일에 평균 4시간에서 5시간 정도만 자요."



 옛날에는 사당오락(四當五落)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4시간 자면 시험에 붙고, 5시간 자면 시험에 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해 잠을 줄이고 공부를 해야 시험에 붙는다는 이야기죠.

 지금에 와서야 이 말이 얼마나 근거 없는 말이라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잠을 줄여가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잠을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단언컨대 학원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주범은 학부보님이십니다.  아마 대부분의 학부모님께서도 잠을 줄이면서 공부하는 것에 반대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잠을 줄이더라도 학원을 보내는 이유를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1. 아이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걱정된다.


2. 내신 시험 점수가 형편없다. 집에서는 공부를 하는 것 같지 않으니 학원을 보내서 학습 습관을 길러야겠다.


3. 우리 아이 반 친구들을 보니 다들 학원을 다닌다. 심지어 수학, 과학, 영어는 고등학교 선행 진도를 나가는 아이들도 있다.


 학원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학교에서 공부를 하더라도 유난히 약한 과목이 있다면 학원을 통해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단순히 불안해서 다니는 학원이라면(3번 내용과 같이), 저는 학원을 다니는 것을 다시 한번 고려해 보라고 말씀드립니다.


 학원은 만능이 아닙니다. 학원을 다닌다고 해서 꼭 성적이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학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복습입니다. 학원을 4~5곳을 다녀도, 자습시간이 1~2시간이라도 확보되지 않는다면 효과가 없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은 많은 학생과 학부모님께서 들으셨을 겁니다. 단순히 자기주도학습이 그날 배웠던 내용은 혼자서 공부하는 것뿐이라고 많이 생각합니다.


 자기주도학습은,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어떤 과목은 자습해도 되고 어떤 과목은 학원에 도움이 필요한지 스스로를 점검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최근 언론이나 유튜브, 블로그 등에서 메타인지(metacognition)라는 말이 자주 보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나 자신을 아는 것'이 메타인지입니다. 

 엄마, 아빠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닌, 나 스스로가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스스로 점검하는 것이 자기주도학습의 시작입니다.


 밤 11시에 집에 와서 학원 숙제와 학교 숙제를 끝마치고(때로는 끝마치지 못하고) 새벽 1~2시에 잠드는 것보다, 본인 스스로를 점검하여, 필요한 과목만 학원을 다니고, 충분한 자습시간을 확보하며, 충분한 잠을 자는 것이 어찌 보면 학습적인 측면에서, 또한 건강적 측면에서 더 유익할지도 모릅니다.



 논어 학이편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이시지 불역열호(乎)"

- 배우고 때에 맞춰 그것을 익힌다면 즐겁지 아니하겠는가?-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논어에도 배우는 것(學)과 더불어 익히는 것(習) 즉, 복습하는 것에 중요성을 먼저 강조하고 있습니다.

 학원을 통해 배우는 것(學)도 물론 중요하지만, 복습하는 것(習)이 없다면 진정한 학습(習)이 아니라는 것을 아시기를 바랍니다.


 학원은 목적이 아닌 수단입니다.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를 위해 사용하는 도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면서 오늘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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