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아닌 의학만 바라보는 아이들
영재학교를 지원하는 적지 않은 학생들이 이 질문을 합니다.
"영재학교는 애초에 의대 진학을 목적으로 만든 학교가 아니기 때문이야."
"그래도 전 영재학교도 가고 싶고, 의대도 가고 싶은데..."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영재학교 입학 이후 의대 진학을 희망합니다.
영재학교는 원래 의대 진학을 위해 설립된 학교가 아닙니다. 수학, 과학 등 순수 학문을 연구하는 취지로 설립된 학교이고, 수학, 과학에 영재성이 뛰어난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교입니다. 따라서, 영재학교 학생들이 추후에 의대를 진학할 경우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등 각종 불이익을 받습니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아직 적지 않은 영재학교 학생들이 의대를 진학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의대=성공'이라는 공식이 아직도 우리 삶에 만연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교육의 가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저는 다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성이 사라진 교육은 죽은 교육이라고 생각하기에, 획일화된 교육보다 다양한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과인 아이들이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문제를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논리를 향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과인 아이들이 사회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인간은 홀로 살아가는 동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인 우리가 국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글을 분석하는 힘을 통해, 타인의 생각을 알아내고, 내 생각을 잘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그 나이, 그 학년에 맞는 수준별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흔히 잘 알려진 의대를 준비하는 커리큘럼은 어떤가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극단적인 경우 유치원 때부터) 의대 입시를 준비합니다.
아이의 진로를 획일화시켜, 다른 꿈은 생각도 못하게 만듭니다.
어찌 보면, 아이의 생각은 관심 없고 오직 '의대=성공'이라는 공식을 믿고 있는 어른들의 만족인 것처럼 보입니다.
이것이 교육의 본질일까요?
과연 의대에 입학한다면 성공한 인생일까요?
언젠가,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한국에 태어났다면 공무원으로 살다가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어쩌면, 아인슈타인이었던 우리 아이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가 막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모두 한때 천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