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수능이 끝났습니다. 열심히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온 수험생분들께 다시 한번 고생했다고 전달드립니다.
연말이 되면 특목고 입시는 본격적으로 치열해집니다. 영재학교는 매년 8월 말에 합격자 발표가 나오고, 과학고는대부분 11월 중순부터 2차 면접시험을 진행합니다. 외고, 국제고, 과학고는 학교마다 다르지만 12월 초에 원서 접수가 시작되고 12월 중순에 면접시험이 있으며, 12월 말에는 거의 결과가 나옵니다.
본인의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꼭 모든 아이들이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과정과 별개로, 실패의 고배를 마시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특목고 입시를 준비한다면,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에게는 고등학교 입시가 처음으로 맞이하게 되는 큰 시험이 됩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합격의 기쁨도, 불합격의 슬픔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쌔앰, 저 불합격했어요."
이 말을 듣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습니다. 아이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입니다. 무덤덤하게 소식을 전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울음을 참아가며 말을 꺼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괜찮아. 고생했어. 너가 지금까지 노력했던 것들은 절대 쓸데없는 것이 아니야. 선생님은 너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너가 가능성이 있는지 믿어."
아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순간은 정말 많이 슬픕니다. 하지만 제가 슬프더라도 학생의 슬픔보다 과연 더 클까요.
우리는 압니다. 시험에 실패하더라도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것을요. 특목고에 입학하지 못했다고 해서 인생이 큰일 난 것은 아니라는 것을요.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교에 입학한다면 물론 세상을 살아갈 때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교에 입학하면 무조건 인생이 바뀐다는 말은 옛말이 되어버렸습니다.
공부가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러니 공부를 하지 말자는 말도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인생 전부의 목표였던 '합격'이 사라졌다고 해서,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말을 우리 어른들은 건네어야 합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자는 말을 건네면서, 실패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목표는 사라졌어도, 삶의 의미는 사라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