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잘못인가
천종호 판사님의 저서인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에 보면 학교 폭력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설명이 적나라하게 나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상담을 하면서 '오늘날 학교 폭력은 지나친 입시 경쟁의 산물(産物) 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착한 아이'. 이러한 시각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잘못된 시각을 길러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입시 상담을 하는 컨설턴트로서, 아이들에게 친근한 쌔앰으로서, 학습 지도를 하고 입시 관련 정보를 전달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과 선생 이전에, 사람 대 사람으로서 공부보다는 인성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목고에 입학한다고 인생이 꼭 성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특목고에 입학한 것이 특권인 것도 아닙니다. 물론 미래를 위해 열심히 달려온 그 발자취는 너무 귀합니다. 다만 내 아이가 학교 폭력의 가해자라면, 내 아이가 예쁜 만큼 훈육하는 것도 우리의 의무이지 않을까요?
학교 폭력의 가해자 학생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우리 아이를 가해자로 만든 장본인이 누구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누구의 잘못인가. 단순히 아이의 잘못은 아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