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대하여

비빔국수가 알려주는 기본의 의미

by 바람아래

더운 여름날에는 몸은 무기력해지고 입맛도 없다. 이럴 때마다 생각나는 음식은 '비빔국수', '쫄면', '비빔냉면' , '콩국수' 같은 시원 상큼한 메뉴를 즐겨 먹는다. 예전에는 동네 어디서나 쉽게 그런 분식집을 찾을 수 있었는데 안타깝지만 언젠가부터 그런 맛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인근에 그런 메뉴를 파는 곳이 종종 있지만 맛은 기대치에 못 미친다. 대부분 너무 달거나 간이 맞지 않는다.


여름 별미 비빔국수로 예를 들자면, 적당한 양의 상추, 잘게 부순 김가루, 채 썬 오이 조금에 빨간 양념장 그리고 꼬들 꼬들한 소면 한 줌이면 족하다. 보기에는 너무 단순하지만 맛은 호화롭다. 물론 양념장에는 식당마다 비법 레시피가 따로 있다. 그러나, 모든 맛이 과하지 않다. 너무 달거나 짜지 않다 그리고 그 맵기 또한 적당해서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정도다.


그런 '기본'이 된 맛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간단히 비빔국수 한 그릇 먹자고 30여분을 달려 다른 동네까지 원정을 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기도 한다.

예산 공원식당 비빔국수와 콩국수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인사철마다 구인전쟁의 연속이다. 성실하고 능력 있고 예의까지 갖춘 그런 직원을 기대해 보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직원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제발 '기본'만 되었으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능력이 뛰어나지도 않아도 된다. 보편적인 사고와 성실하기만 감사하다.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은 내 욕심이다. 나 또한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다 갖춘 직원보다는 '기본'만 갖췄으면 하는데 가끔 그 '기본'이라는 게 참 어렵다. 너무 과하지도 너무 부족하지도 않아야 하는데...


직장생활에서 기본을 갖춘 직원을 찾기가 어려운 것처럼 여름철 새콤달콤한 가장 기본적인 비빔국수를 찾기가 만만치 않다. 사람들의 입맛이 너무 자극적으로 변했는지는 모르겠다.


너무 바쁜 일상의 연속에서 나도 가끔 내가 생각하는 '기본'을 망각할 때가 있다.

내가 직접 그린 인생설계도에서 기본이 요즘 삐그덕 거린다. 그 기본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날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멍 때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