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

by 바람아래

깜깜한 어둠 속에서

열띤 회의를 하고 있는 나

번쩍 눈 떠보니 꿈이었더라


도로 누워 잠들어 볼까 애써 보지만

그럴수록 얄밉게 더 맑아지는 영혼


에라, 모르겠다.

미친 듯이 밀린 글이나 써보자고

막상 모니터 앞에 눈 비비고 앉아 있지만

뭘 써야 될지 몰라 속만 태운다.


손에 쥘 수 없고 정처 없이 흘러가는 시간

서늘한 늦여름의 새벽 공기는

차갑기만 한데

나만 깨어있는 세상은 여전히 고요하고 평화롭다.


그마저도 잠시

버얼건 여명아래, 떠오르는 태양

불그스레한 그 얼굴 부끄러운 듯 살포시 내밀자

세상은 더 이상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새소리, 벌레 소리로 고요했던 세상은

벌써 부지런한 사람들의 자동차, 공사장 망치 소리로 가득


새벽 6시 30분

알람이 울려댄다.


그렇게,

불면의 밤은 또 지나간다.


(대문그림) 중국 화가 Zhang Xiogang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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