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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사랑 그리고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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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래
Jan 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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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심으로 커피의 진한 향기와 영혼을 깨우는 그 독특한 맛
을
좋아한다.
출근하자마자 한잔
점심 먹고 한잔
나른한 오후에 한잔
뭔가 일이 막혀있을 때 한잔
막혔던 일이 잘 풀려서 한잔
저녁을 먹고 난 후 가볍게 에스프레소 한잔
비가 오면 비 내리는 그 분위기가 좋아 한잔
오늘 같이 눈이 오면 눈 덮인 풍경이 좋아 한잔
꽃이 피면 꽃잎 흐드러지게 날리는 장면이 설레어 한잔
붉은 단풍이 세상을 물들게 할 때 또 한잔
그렇게, 커피는 나의 일상이었으므로
카페인은 나의 에너지 원천이었다
.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어느 순간부터 커피의 맛이 느껴지지 않을
무렵
새벽에 잠이 깨기 시작한다
.
그제야 발견한다
카페인에 중독된 나를
커피는 죄가 없다는 것 또한
그 후
로
무병장수해보겠다고 커피는 하루 최대 3잔을 넘기지 않으려 한다
이제 오후에는 커피를 마시
려하지
않는다
일 때문에 마셔야 한다면, 향기와 맛을 포기하더라도 디카페인을 마신다
그 덕에 다시 잠을 온전히 청할 수 있게 되었다
.
내가 커피를 대하듯, 커피가 나를 그
리
대하듯
아무리 좋아하는 것, 좋은 일이라도 적당량을 넘기는 순간 '독'이 된다
는
단순한 진리를 되새긴다
이성으로 통제할 수 있을 때 그 모든 것은 제대로 작동한다
는
세상 이치를 기어이 소중한 뭔가를 잃고서야 다시 깨닫게 된다
그리하여,
사랑이 그렇고 권력이 또한 그러할 것이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사랑을 일방적으로 준다면 집착이 되고 때로는 범죄가 되
기도
하고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력을 잘 못 사용하면
그로 인한 고통은 온전히 국민들의 몫이 되는 것을 역사를 통해 배웠고
마침내, 우리는 그것을 상식이라고 말한다
불행하게도 다시 굴곡진 역사의
길목
에 서
있
는 사람들
은
외롭다
그들이 단지 원하는 건
그들이 살아온 것들, 알아온 것들이 상식이었고,
그것들이 여전히 상식으로
서
통하는 세상
이
아닐까
얼마나 더 가야 할까, 아직 바람은 차갑다.
keyword
커피
권력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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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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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대지 위에 발을 딛고 서서 별을 우러르고 싶다는 모토로 하루를 살아갑니다. 오늘은 막걸리 같은 글, 내일은 와인 같은 글, 오래된 미래엔 위스키 같은 글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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