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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림 Mar 02. 2021

길고 꾸준하게 지속한다는 것

제일 중요하고 제일 어려운 일

오랜만에 글을 올리고 나니 설레서 잠을 좀 설쳤습니다. 몇 명 보지도 않는 글에 잠까지 설쳤다는 게 좀 웃기지만은. '이것도 쓰고 저것도 써서 올려야지.' 다 먹지도 못할 간식을 양손에 가득 쥔 욕심 많은 어린애처럼 다 못 적을 글들을 가득 상상하면서 그런 밤을 보냈네요. 뭐든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것은 설렘을 갖는 일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요즘엔 이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시작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하는 것이다.'


저는 시작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하고 싶으면 해야지. 지금 아니면 언제 하겠어? 누군가는 부러워할 수도 있는 태도를 가지고 삶을 대하곤 하는데 막상 제가 어려워하는 건 시작한 것을 꾸준히 지속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꾸준히'. 빨간펜으로 밑줄 쫙.


때문에 호기롭게 시작했던 유튜브도 영상 10개를 채 만들지 못하고 손을 놓아버린 것도 제가 지속을 어려워한다는 사례가 되겠네요. 지속한다는 것은 같은 일을 반복한다는 것이고 거기에 실증을 느끼지 않아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양배추 한 통을 사서 혼자 다 먹는 일도, 영양제 한 통을 다 비우는 것도 어려워하는 지속 점수 20점 즈음되는 실증 쟁이가 되겠네요.


이런 저도 꾸준히 지속하는 일이 생겼답니다. 바로 다이어리 쓰기입니다. 다이어리와 가까워진 지는 5년째 접어들었습니다. 그동안 5권의 다이어리가 저와 매년 함께했죠.

처음에는 친구를 따라 우연히 아트박스에 가서 귀여운 다이어리를 하나 사서 집에 왔었는데요. 오랜만에 처음 썼던 다이어리를 펴보니 배고프다, 오늘은 뭘 먹었다, 하루를 '기록'하는 정도가 전부였다면(물론 그도 충분히 의미 있지만요) 요즘엔 하루를 보내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떤 점이 뜻깊었는지 어떤 후회가 남는지와 같은 하루를 보낸 제 '감상'을 담는 형태로 변하고 있더라고요.



오랜만에 펴본 다이어리는 참 재미있습니다.

매년 내가 성장이라는 걸 하긴 한 건지, 과거의 나인데 이렇게 생각이 다를 수도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쩜 이렇게 안 변하는 부분이 있는 건지. 가끔 망각하고 있던 중요한 사실을 과거의 제가 알려주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재미에서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찾았나 봅니다. 지금 이 글도 미래의 저에게 어떤 의미로든 남겠죠.
혹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무언가를 지속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자기만의 지속의 원동력을 찾으시길 추천드립니다.



글을 적다가 우연히 펴본 다이어리에서 오늘의 글과 딱 어울리는 페이지를 찾아 기분이 좋습니다.
그럼 과거 제가 건네었던 메시지로 오늘 글도 마무리하겠습니다.




안녕 OO아,
다이어리를 뒤적이다 이 글을 발견했다면 과거의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궁금해서겠지? (중략)
과거의 네가 미래의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꾸준함이야. 꾸준하게 하다 보면 결국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게 될 거야. 멋진 그림까진 아니어도 완성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이니.
그러니 꼭 포기하지 말고, 꾸준하게. 이뤄나가자.

- 2020.11.17(화) 기숙사 책상에서 AM 12:56 -     



꾸준한 사람을 꿈꾸며

2021.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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