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한국에 간다길래
아빠드릴 옷 한 벌을 샀다.
지금 내 나이가 얼만데
이제 옷을 사서 몇 번이나 더 입겠냐고
쓸데없는데 돈 쓴다고 정색하실 모습이 역력하지만,
그 목소리가 귀에 쟁쟁 거리는데도
옷 한 벌을 샀다.
이제 몇 번이나 더 내가 아빠 옷을 골라보겠나
이제 몇 번이나 더 내가 아빠 옷을 사 보겠나
아빠 얼굴색을 떠 올리며
어떤 색 옷이 어울릴지 고민해 보다가
빨래하실 엄마도 생각해서
무난하고 때가 덜 타는 진한색을 골랐다
부드러운 감촉을 손으로 느껴보고
아빠 피부에 닿으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그려보고
몇 년간 잡아보지 못해 본 아빠 손을 상상해 본다.
농사를 많이 지어 거칠을까?
나이가 들어 주름졌을까?
그래도 늘 예전처럼 따뜻하겠지
값 비싼 수의를 해 드릴 자신은 없어도
올 겨울 한 철 따뜻하게 보내게 해 드리고 싶어
아빠 옷을 하나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