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_9995
오늘 아침,
문득 아내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한 단어가 떠올랐다.
바로 ‘늠름함’.
표준국어대사전은 이 단어를 이렇게 정의한다.
“태도나 기상이 매우 의젓하고 씩씩하다.”
하지만 이 정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그 안에 있다.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 그러나 사라지기엔 너무도 단단한 말.
“12가지 인생의 법칙”에서 조던 피터슨은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고 조언한다.
그 한 문장을 나는 하나의 단어로 요약한다. 늠름함.
늠름함이란 단순히 몸을 세우는 일이 아니다.
자세를 곧게 하는 순간, 마음이 먼저 바로선다.
그 순간부터 삶은 달라진다.
자세가 바르면 자신감도 따라오고, 마음의 여유는 행동과 표정에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그 여유는 타인을 대하는 말투나 눈빛에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일의 집중도는 높아지고,
하루는 더 단단해진다.
오늘 아침 아내의 뒷모습이 그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가는 몸매에 어깨는 각이 잡혀 있었고,
허리는 언제나처럼 곧게 펴 있었다.
군더더기 없는 태도,
흔들림 없는 중심.
그 모습이야말로
이제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늠름함’이라는 단어를 조용히 되살리는 장면 같았다.
나는 언제쯤 그런 뒷모습을 가질 수 있을까.
단지 자세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중심의 고요함까지 닮을 수 있을까.
늠름함은 사라지는 단어가 아니라
지켜야 할 태도다.
그리고 그것은 매일의 뒷모습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