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웹툰 『감사랑편지』005
말에 담기는 에너지가 워낙 무거워서 말의 이면과 의도를 인식하더라도 맘속 어딘가에 작은 생채기가 남곤 했다. 그런데 이날은 거친 말들 뒤로 폭언 대미지를 지우고도 남을 거대한 사랑이 느껴졌다.
내가 외골수로 걸었던 단 한 길을 내려놓았던 때 아빠도 상처받고 마음이 무너져 내렸단 것, 당신과 유사한 경험과 아픔을 겪는 내 모습에 뒤엉킨 여러 감정을 느끼신다는 것, 당신의 방법을 후회하면서도 같은 방법으로 현상태를 돌파하길 바라는 심리 등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투사들에 관한 직관이 밀려들어 왔는데, 그럼에도 이 복잡한 것들 뒤에는 사랑이 있었다.
그러자 마음이 외쳤다. 바로 지금이 사랑한다고 말할 때라고.
나는 여태 아빠로부터 그 어떤 긍정적인 형용사, 칭찬, 인생을 좀 더 경험한 어른으로서의 점잖은 조언은 물론 고맙다거나 미안하다는 말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 요즘 들어 이따금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는데 마음이 동한 언젠가부터 종종 편지나 카톡 문자 메시지를 통해 사랑한다는 말을 적어 보낸 효과인 것 같다.
아마도 아빠에겐 태어나서 처음으로 목소리 내 사랑한다고 말한 날.
아빠와의 대면 직후 눈물이 터져 나오기에 마침 혼자라 그대로 엉엉 아주 오열을 했다. 그러자 내 안보다 더 깊은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크게 풀려나가며 정화되는 것이 느껴졌다.
: 내면에서 한가득 보내준 열렬한 사랑과 용기에 깊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