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살에 왜 그렇게 힘들게 마라톤을 하세요?
“64살에 왜 그렇게 힘들게 마라톤을 하세요?”
요즘 들어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오늘,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10km 마라톤을 완주했습니다. 목표였던 1시간 안에는 들어오지는 못하고 1시간 16분 만에 골인하며 제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오늘을 만났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마라톤 하는 이유를 궁금해합니다.
저에게 마라톤은 단순한 운동이 아닙니다.
삶의 도전이자, 나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매 순간 포기하고 싶은 유혹과 마주하며, 나약해지려는 마음을 이겨내는 과정입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이루고 싶은 꿈도, 책임져야 할 가족도 있습니다. 스스로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마라톤은 정신력과 체력을 함께 단련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입니다.
처음 저를 단련시켜 준 것은 ‘산’이었습니다. 산은 제 한계를 시험하는 곳이었고, 존재를 증명하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불암산,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을 토요일 밤에 올라 일요일 오후에 내려오는 무박 산행을 하기도 했고, 산을 오른 다음 날에도 어김없이 출근했습니다. 그렇게까지 했던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이 세상에 나도 살고 있노라.”
스스로에게도, 세상에도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산을 자주 찾기 어려워졌고,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습니다. 그게 바로 마라톤이었습니다.
마라톤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신력을 끌어올리는 최고의 훈련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가장 하기 싫었던 마라톤을 정복해 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처음엔 단 1분만 뛰어도 숨이 찼습니다. 하루하루 조금씩 거리를 늘리며 호흡을 조절하고, 달리기의 감각을 익혀 갔습니다. 그렇게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달리다 보니 어느새 5km, 그리고 10km를 완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달리는 동안 여러 생각이 스쳤습니다.
‘나는 왜 이 외로운 길을 선택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고, 되돌아온 대답은 단 하나였습니다.
“내 삶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
마라톤 코스를 달리다 보면 수많은 유혹이 있습니다. 걷고 싶고, 멈추고 싶고, 돌아가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 길을 돌아선다면, 다시는 이 자리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앞을 향해 한 걸음, 또 한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제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숨이 차고, 주저앉고 싶은 순간이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 것만 같은 날들도 있었습니다. 그럴수록 저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마라톤 후 목표를 세웠습니다.
올가을에 20km 마라톤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두렵지만, 지금처럼 꾸준히 훈련하고 마음을 다잡으며 달린다면 해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제 인생에서 가장 뜨겁고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64살. 오늘도 한계를 넘어설 준비를 하며, 묵묵히
길을 달려갑니다. 그 길 끝에는 분명히 제가 그리고 있는 모습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누군가 다시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왜 달리냐고요?
저 자신을 이기기 위해서요.
그리고 빛나는 내일을 위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