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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사고 수업의 탄생

:큰 아이가 건넨 달콤한 제안

by 투망고
KakaoTalk_20250725_164746829.jpg 25년 여름/ 망고사고 / 미술이야기


“엄마, 망고사고 먹으러 가요!”

“망고 사과?”

“아니요, 망. 고. 사. 고요!”

“그게 뭐야, 그런 게 어디 있어?”

“진짜예요. 찾아보세요!”

“진짜네? 좋아, 그럼 이번 달 성경암송 패스하면 선물로 엄마가 쏠게. 가자!”


큰아들 덕분에 처음 알게 되어 맛본 ‘망고사고’는, 코코넛 향 가득한 달콤한 맛으로 베트남 가족 여행의 기억을 소환시켰다. 그 뒤로 우리는 종종 망고사고를 사 먹게 되었다.

‘망고사고’라는 낯설지만 재미난 말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그리고 문득 떠오른 생각,

“아이들과 이걸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렇게 8월의 요리미술 수업 주제는 망고사고로 정해졌다.

우리나라의 수박화채처럼, 홍콩에서 주로 먹는 디저트인 망고사고.

사고야자나무 열매를 알갱이로 만든 ‘사고’는 개구리알 같은 모양과 쫀득한 식감 덕분에 처음엔 낯설지만, 금세 호기심을 자극한다.

처음엔 손도 대지 않던 친구도 있었고, 빨리 맛보고 싶어 안달 난 아이도 있었다.

한 가지 재료에도 아이들의 성향과 기질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하지만 좋아하든, 싫어하든

'시도해 보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아이들도 알고 있다.

한 입, 조심스레 시도해 보는 그 마음이 참 예쁘다.

데코용으로 준비한 애플민트를 킁킁대며 탐색하는 아이들,

망고처럼 상큼하게 완성한 나만의 망고사고 그림,

그 속엔 재료를 넘어서는 경험과 관찰이 담겨 있었다.


KakaoTalk_20250725_172835041.jpg 25년 여름/ 가온이/ 미술이야기

무더운 여름날,

달콤 시원한 망고사고와 상큼한 아이들의 그림,

그리고 다정한 반응까지,

모두 시원했던 이번 주 수업.

아침엔 큰아이와 시간약속 문제로 언성을 높였고,

서로 찜찜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하지만 오늘 수업의 시작점이 바로 그 아이였다는 걸, 다시금 떠올린다.

집에 가면 고맙다고 꼭 전해야지.


오늘 수업, 그건 분명히 너 덕분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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