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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브랜드 실험실, Re:me의 여정

'되돌아보니 시작은 연결이었다.'

by 투망고
25년/ Re:me 세 번째 모임/ 미술이야기



김대표는 새벽부터 스벅에서 공부하다가 약속 시간에 허둥지둥 나오다 핸드폰을 떨어뜨려 액정이 깨졌다.
나는 시간에 맞추려 미리 준비했건만, 정작 오늘 발표할 두 권의 책을 거실 테이블에 고이 모셔두고 나와버렸다. 문대표는 우리를 태우고 15분 거리의 카페로 향하다 순간의 실수로 고속도로에 올랐다. 인천공항을 스쳐 다시 돌아오는 길. 카페에 도착하니 약속 시간보다 한 시간 반이나 늦어 있었다.


브랜딩을 전공한 디자인과 교수, 인문학 교수, 그리고 문화예술을 현장에서 풀어내고 있는 나.
이 셋이 모여 만드는 프로젝트, 이름하여 Re:me.
우리는 ‘엄마들의 나다움’을 실현하는 퍼스널 브랜딩 비즈니스를 준비 중이다.

지난 모임에서 스터디 목록을 정했고, 이번 세 번째 모임은 각자 읽어온 책을 발표하며 시작됐다.
커피와 빵을 앞에 두고, 여름날의 열기만큼 뜨거운 대화가 오갔다.

<나다움으로 시작하는 퍼스널 브랜딩>에서는 관계와 스토리의 힘을, <크러쉬 잇>에서는 열정과 실행력의 가치를,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에서는 어설픔이 오히려 매력이라는 점을 배웠다.
그리고 <리더의 용기>에서는 결핍과 취약점에서 시작되는 브랜드의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책은 도구였고, 대화는 전략이 되었다.


우리는 각자의 ‘엄마의 나다움’을 어떻게 콘텐츠로 만들지, 엄마라는 정체성과 브랜드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논의했다. 어설프더라도, 취약하더라도 그것이 곧 진정성이고 사람들에게 닿는 힘이라는 데 공감했다.

다음 과제는 더 구체적이다.


하반기 목표를 명확히 세우고, 인터뷰 질문지를 설계하고, 엄마들의 니즈와 동향을 조사할 것.
Re:me는 더 이상 아이디어가 아닌 실행의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핸드폰 액정은 깨지고, 길은 돌아왔지만, 우리의 비전은 점점 선명해진다.


사진을 보니 문대표와 작년 이맘때 솔올미술관에서 들었던 강연이 떠오른다. 강릉으로 향했던 그날의 대화가 지금의 비즈니스 모임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엄마들의 브랜드 실험실, Re:me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혹시 당신은 요즘 스스로의 이름을 불러본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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