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쟁이
김혜련
나는 누구일까?
늙은이의 눈물 같은
허기진 시간을
가슴에 달고 사는 나는
요즘 부쩍 헝클어진 마음을
곱게 빗질하고 싶어
잠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네
내 꿈은 무엇일까?
덕재 아재 말로는 소리꾼
아버지 말로는 딴따라
어머니 말로는 싱어 아니 싱거
순임 이모가 지어준 예명 우설
대철 삼촌이 지어준 예명 양제
곰골 고모부가 지어준 예명 독채
목청 하나 믿고 무작정 상경한
겁대가리 없었던 나
밤무대 전전하다
밴드마스터인 지금의 남편 만나
결혼식도 없는 결혼으로
아이 열둘 낳고 살다보니
이십오 년이 한 국자도 안 되네
그래도 지금은 돈 걱정 안 하고 살 만한데
마음은 모래바람 날리는 사막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 있네
잠도 발길을 끊은 지 오래고
가슴에 서 있는 전신주에는
밤새 모래바람이 서걱거리네
내 꿈이 무엇이었던가?
불현 듯 찾아든
나를 향한 뜨거운 질문
가슴에 자물쇠 채웠던 그것
요즘 매일 가위눌림으로 찾아오는
그것이 되고 싶어
바람 부는 습지로 달려가
목이 터져라 노래 부르네
뒤따라온 남편 어깨 토닥이며 응원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