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론 Apr 28. 2024

함께할 준비

혼자 살고 있다. 자취하는 청년으로서도, 가족이 없이 산다는 의미에서도. 가족이란 무엇일까. 혈연으로 묶인 사람들은 있지만 연락하고 사는 사람들이 없다. '안부를 챙기기도 어려운 거겠지'라고 생각하다, 우리가 과연 가족이었을까를 생각한다. 혈연관계라고 모두 가족은 아니니까.


성인이 되어 집을 나선 후 다짐했다. 나는 나의 가족을 형성하겠다고. 그 과정은 무척 외로웠다. 세상에 버려진 기분오피스텔 옥상으로 올라왔다. 과연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는 걸까. 컵에 든 커피의 얼음이 녹아 밍밍해질 때까지 살아야 이유를 생각했다.




내가 겪은 힘든 시간들을 그냥 흘려보낼 수 없었다. 그대로 두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그렇다면 내가 겪은 나쁜 점들을 보완하고 삶을 나누자'. 그렇게 살아도 또 다른 상처와 힘든 일들이 있겠지만, 당장의 나로서 필요한 하나의 각오로 충분했다.


하나 둘 주변을 정리하고 버리며 내려왔다. 네모난 바퀴도 밀다보면 돌아가겠지. 돌다 보면 점점 둥글어지겠지. 완벽하게 살려하지 말고 완벽을 향해 나아가야겠다. 그게 맞겠다.

이전 10화 만약은 없다지만, 하지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