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우울한 하루였다.
중요한 일들을 앞두고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의미 없는 일들에 시간을 허비했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벗어날까를 생각하다,
다 무슨 의미인가 싶었다.
예전에도 이런 적이 많았는데, 어떻게 이겨냈었나.
부족한 부분이 많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몸에 기운이 없다.
맛있는 음식과 휴식도 잠깐일 뿐, 어쩌면 좋을까.
이런 하루들이 쌓여가면, 내 삶은 모두 무너져 내릴까.
내가 지금껏 버텨왔던 모든 것들이 다 허송세월인 걸까.
내가 믿어온 삶의 의미들은 무의미로 바뀌는 걸까.
과거에 내렸던 선택들이 후회로 뒤엉켜 머리가 복잡하다.
합리적이라 생각했던 비합리적 선택들.
어지러운 이 생각들 마저 후회할 것임을 알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타인에게 친절을 베푼다.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에서는 가면을 벗어던진다.
무척 힘든 하루였다,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