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에 대한 이야기, 둘
아들아, 지금 네가 만약 누군가를 사랑하려 한다면, 사랑하고 있다면 너의 가슴만큼이나 내 가슴도 뛰고 있을 것 같구나. 그 사람을 생각할 때 도무지 가만히 있기 힘들 만큼 들뜬다면, 너도 모르게 혼자 웃고 있다면 너는 분명 사랑에 빠진 거야. 그런 너를 보는 나도 행복할 것 같다.
그 사람이 네 마음만큼이나 너를 아끼고 보고 싶어 한다면 나는 무척 기쁘겠다. 고맙겠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겠다. 네게 그런 사랑이 찾아오길 바란다. 하지만 네게 깊은 상처를 주는 사랑이라면, 아픈 네 가슴만큼이나 아니 거기서 조금 더 내 마음이 아플 것 같다. 사랑의 모습은 다양해서 때론 네게 상처로 다가올 수도 있단다. 만약 네가 그런 순간이라면 오늘은 잠깐만 나의 말을 들어주렴.
사랑은 나보다 그 사람을 더 앞에 두게 만들더구나. '자신을 아껴라. 자신을 더 소중히 하라.'라고들 말하지만, 사랑에 빠지면 그게 잘되지 않잖아. 때문에 혹여 사랑이 너를 태워버릴까 봐 나는 걱정된다. 사랑이 너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그만큼 몸도 마음도 무너지게 할까 걱정된다. 그런 자신을 보지 못할까 봐 걱정되는구나. 하필 그것 또한 사랑의 한 모습이라서, 사랑은 원래 미치도록 하는 것이라서 말이야.
아빠는 너의 마음을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람을 만나기 바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네가 어떤 사랑을 하게 되더라도 진심을 다하거라. 마음을 둘로 나누지 말아라. 상처 받을까 두려워하지 말아라. 진실로 사랑해라. 왜냐하면,
사랑은 관계를 배우는 수업
이라 생각해. 사람을 대하는 태도, 다가갈 때와 거리를 둘 때를 배우는 시간이라 생각해.
만약 너를 밀어내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하더라도, 나는 네가 그 과정에서 존중을 배웠으면 한다. 너의 마음만큼이나 그 사람의 마음도 소중하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한다.
아들아,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인연은 정해져 있다.'고 믿기 때문이야. 사랑은 어떤 지점이나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고, 매순간 너의 태도로 표현되는 거야. 네가 사랑을 그렇게 이해한다면 비록 사랑의 모습이 네가 기대했던 것과 달라도, 급히 서둘지 않을 것이고 조금은 네 마음을 살피며 나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네게 모질게 다가온 사랑이라도 그것 또한 과정이라 생각해. 괜찮아. 아들. 너는 지금 너의 인연을 만날 준비를 하는 거란다.
먼저 한번 더 생각해보렴. 네가 사랑을 하게 된 것인지,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인지. 고독이 그리 나쁜 것이 아니야. 외로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사실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란다. 오로지 너 자신만을 위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잖아. 그 시간을 두려워하지 마라. 뜨거운 사랑일수록 기다림이 필요하단다. 종종 우리는 사랑을 한다면서 내가 듣고 싶은데로만 듣고, 보고 싶은 데로만 보는 실수를 한다.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늘 사랑은 위태로울 수 밖에 없단다. 나는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관계가 진짜 인연이라 생각한다. 같이 있으면 세상 모든 것이 이야기의 주제가 되는 사람 말이야. 내가 네 엄마를 만났을 때처럼...
아들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순간을 사랑의 완성이라고 착각하지마라. 마찬가지로 결혼이 사랑의 완성이란 착각을 버려라.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죽을 때까지 사랑을 배우며 살았으면 좋겠다.
부디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너만큼 너를 아껴주었으면 좋겠구나. 서로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삶을 걸어가도록 함께 걸어가는 사람 말이다. 아빠는 사랑의 또 다른 방식으로 너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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