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지만 자라고 있습니다
풀 한 포기에도 당신이 있다고 합니다.
아이의 맑은 웃음에도
여인의 포근한 가슴에도
봄날 이슬 한 방울에도
가을 쓸쓸한 낙엽 한 조각에도
당신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을 보지 못합니다.
내 아픔을 당신은 아십니까
내가 죽도록 당신을 찾은 것을 아십니까
왜 당신은 나를 보는데
나는 당신을 보지 못하는 것입니까
내 어둠을 물리쳐 주셔요
나는 당신 앞에 순결한 신부가 될 수 없습니다
내가 보고 들은 것들은 너무나 깊게 새겨져
정화할 수 없는 찌꺼기가 되어버렸어요
그러니 내 마음을 아신다면
그저 한 손을 내밀어주세요
내가 당신이 있음을
잊어버리지 않게
이 진흙 속에서 작은 꽃을 피울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