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by Robin

어제 극적으로 강의원고를 보냈습니다. 6월에 3회기의 강의를 앞두고 마음이 이상했습니다. 나는 분명 강사가 되고 싶고, 마이크만 잡으면 가슴이 뛰고 신이나는데... 강의원고를 보내야하는 시간이 다가오면 올수록 세상 모든 것이 우울하고 귀찮고 슬프고 짜증이 났습니다. 잘하지 않던 게임을 핸드폰에 설치해서 몇시간이고 게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을 하다하다 내가 한심해 보이고, 나는 무엇을 잊고 싶은거지? 나는 무엇이 두려운것이지?라는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우리에겐 수많은 감정들이 있지만, 그 감정들은 딱 두개로 나뉠 수 있습니다. 사랑이냐 두려움이냐. 나에겐 어떤 두려움이 있었을까요?


나는 원고를 작성하는게 싫었습니다. 왜 싫었을까요? 그 밑에 있는 두려움은 "잘쓰지 못할까 두렵다. 이 원고로 나를 제대로 증명하지 못할까 두렵다. 담당자가 내 원고를 싫어할까 두렵다."였습니다. 두려움이란 감정은 어린아이와 같습니다. 자기를 알아주지 못하고 달래주지 않으면 떼를 씁니다. 자기의 이야기가 관철될때까지 발을 동동거리고 웁니다. 우리가 두려움을 모른체 하면, 내 안에 앙앙 울고있는 두려움을 모른 체하면 두려움을 덮어버리기 위해 회피하거나 폭식을 하거나, 필요없는 물건들을 사게됩니다.



내 삶에는 큰 두려움이 있습니다. "내가 이 일을 할만한 가치있는 존재가 아닐까봐 두렵다. 내가 여기에 능력이 없을까봐 두렵다.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일까 두렵다." 이 두려움은 매우 자주 나를 찾아옵니다. 자주 찾아오기때문에 나는 그것때문에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할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내가 기분이 좋지 않거나 우울할 때, 그 밑 마음에는 항상 이 두려움이 있습니다.


자주 찾아오는 두려움임에도 그 두려움을 직면하는 일, 알아주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두려움을 직면하는 것 자체가 두렵기때문입니다. 내가 또 그 두려움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 노력해도 애써도 변하지 않는 나를 마주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강의를 하며 살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진실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어하는 진심이 담긴 진실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선택합시다"라는 말 한마디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법은 평생 배워야할 삶의 숙제입니다. 쉽지 않고 말한마디로 되는 것도 아니며 평생 불완전하게 자기를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나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선택하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그것이 우리 개개인의 삶의 목적이라고 여기기때문입니다.


이런 말을 하고 싶은 나조차도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은 매우 아주 자주 종종 흔들립니다. 그러나 삶은 계속 나에게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계기를 마련해줍니다. 내가 얼마나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인지,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아름다운 존재인지를 알려주는 계기를 줍니다.


최근에 두개의 계기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고 부러워서 어쩔줄 몰라하는 친구이자 동생이자 선배인 홍땡땡 코치와의 전화였고, 또 하나는 어젯밤에 갑자기 걸려온 전화 한통이었습니다.


홍땡땡코치와의 전화통화로 내가 무엇때문에 힘들어하는지 분명하게 마주하게 되었지요. 혼자는 무섭지만 나를 믿어주고 나를 응원하는 이와 손잡고 마주하면 그 길은 반의 반의 반으로 쉬워집니다. 탁월한 코치인 홍땡땡코치와의 수다는 어느새 코칭이 되어 그녀는 내 심장에 얹혀져있던 바위하나, 양 어깨에 눌러앉은 곰한마리를 사라지게 해주는 기적을 행해주셨지요. 그녀와 나의 두려움을 마주한 후. 나는 원고를 작성할 수 있었지요.

그녀의 말이 계속 떠오릅니다.

"언니는 정말 강의를 잘한다. 똑똑하고 글도 잘 쓰고. 그런데 이 사람이 마음까지 착하다. 뭔가 꿍꿍이도 없고 뭔가 이기적인것도 없고 착하기까지 하다. 언니 진짜 멋지다."


지난밤 육아휴직 직전에 같이 근무했던 저의 상사분과 통화를 했습니다. 같이 6년전에 1년도 안되는 시간을 같이 근무했던 분이십니다. 저를 정말 많이 챙겨주셨고, 외압으로 육아휴직을 급히 하게 되었을때 저를 어떻게든 도와주시려고 했던 분이셨지요. 첫째 출산 후에 한번 뵙고 거의 5년만의 통화를 했습니다. 깜짝 놀랐지만 나를 기억해주는 그분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 분이 저에게 해주신 말이 무척 감동적입니다.

"내가 만난 사람 중에 니가 가장 영혼이 맑다. 신앙심도 깊고 생각도 바르고 일도 열심히 하고. 그래서 너랑 또 같이 일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두 분의 전화통화의 타이밍이 무척 절묘했습니다. 내가 가장 힘들때, 내가 깊은 두려움에 빠져있을 때 구원과 같은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두 분의 이야기가 감사했습니다. 비록 아이 셋 키우며 영혼이 혼탁해지기도 했고 내 꿍꿍이와 이기심을 잘 숨겨서 남들에게 잘 안보였을 수도 있고, 회사에서 일하기 싫어 농땡이 부렸던 것이 시간이 흘러흘러 상사분의 기억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두려움으로 나를 제대로 바라보고 있지 못할 때, 나의 못나고 한심한 면만 보이고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싶을 때, 나를 봐주고 기억해주는 이들의 전화는 감동이었습니다. 버거운 삶으로 쓰러진 나를 세우는 것은 또, 삶이었습니다. 두려움을 주는 것도 삶이고 사랑을 주는 것도 삶입니다. 두려움을 사랑으로 안아주는 것도 삶입니다. 타인의 삶이 아닌, 내 삶,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길로 걸어갈때 두려움을 직면할 수 있고, 사랑으로 두려움을 안아줄 수 있습니다.


글을 길게 썼지만 결론은... 칭찬받아 기쁘다. 흐뭇하다!!! 칭찬이 받아 자랑하고 싶다!! 이거겠죠 뭐. ㅎㅎㅎ



여러분은 어떤 두려움에 자주 빠지나요?


하기 싫다고 포기하고 울고 있는 여러분의 눈물을 닦아주고 손잡아 준 삶의 메시지, 자랑하고픈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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