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울음 앞에서

by Robin

아이 셋을 키우면서 가장 힘든 일은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견디는 일이고, 아이 셋을 키우면서 가장 적응이 안되는 것은 아이의 울음소리입니다. 아이의 울음소리는 종종 내가 할 수 없는 범위를 넘어선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나는 지쳐 신체적 정신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일 때 들리는 울음소리는 아무런 준비안된 내 뒷 무릎을 치는 것과 같습니다. 나는 힘없이 꼬구라지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억울하기도 합니다. 아이 셋이 동시에 울음을 터뜨릴 때는 내 세상이 온통 울음소리로만 가득 찹니다. 내가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울음감옥에 같힌 것 같습니다. 내가 아이를 셋 낳았다는 것이 나의 죄목이겠지요.


오늘은 셋째 아이가 많이 울었습니다. 낮잠을 자다가 더 자지 못하고 중간에 깼습니다. 업어 다시 재우려했지만 잠들지 못하고 계속 울어서 내려놓으니 더 웁니다. 나이 많은 어미도 울고싶습니다. 더이상 업을 힘이 없습니다. 그저 옆에서 가만히 지켜봅니다. 등을 쓰다듬기도 합니다. 울음소리를 계속 듣다가 우울의 늪에 스물스물 빠질 것 같습니다. 나는 세탁기 안에서 빨래를 가져와 마당으로 나갑니다. 신발을 신지 않아봅니다.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돌과 모래와 흙을 느껴봅니다. 종종 아프기도 하고 종종 보드랍기도 하고 종종 차갑고 단단하기도 합니다. 내가 해야할 집안일이 있었지요. 내 집에 마당이 있었지. 나에게 발이 있었지요. 울음소리 늪에서 빠져나와 세상을 마주합니다. 나를 마주합니다.


아이는 어느새 울음을 그치고 마당에 나와있는 늙은 엄마를 빼꼼히 바라봅니다. 엄마~ 엄마~라고 부르며 늙은 엄마를 쳐다봅니다. 나이가 많아 더 많이 업어줄 수 없는 엄마라서 미안합니다. 하지만 엄마도 살아야합니다. 늙은 엄마가 너희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더 많이 업어주지 못한다. 더 많이 놀아주지 못한다. 더 많은 장난감을 사줄 수 없다. 그저 이 늙은 엄마는 고단한 삶 속에서도, 아이 셋 키우며 온몸이 쑤시고 자주 몸져 눕는 이 일상 속에서도 행복한 일 하나를 찾는 모습을 너희에게 보여주고 싶다.


너희들이 왜 엄마에게 왔을까? 아이 셋 육아가 힘들면 힘들수록 이 삶이 내게 던져주는 강한 메시지가 들리는 듯합니다.

"이 순간에도 당신은 당신의 행복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행복이 뭘까? 이 삶에서 나를 느끼는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향을 맡고, 내가 좋아하는 흙을 밟고, 내가 좋아하는 섬유유연제를 넣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내가 좋아하는 춤을 추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삶을 채우는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작은 것들을 하나하나씩 알아가다보면, 내가 이 삶에서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도 알게 됩니다. 남들이 아닌 나의 삶의 길을 매일 한삽 한삽 퍼봅니다. 어떤 날은 티스분으로 모래 조금을 파도 괜찮습니다. 어떤 날은 힘이 들어 삽을 땅에 패대기 쳐도 괜찮습나다. 남들이 아닌 나의 길을 그냥 가는 것입니다. 남들보다 후져보일지라도, 남들이 안가서 낯설고 무서울지라도 괜찮습니다. 나의 길이니 나만이 갈 수 있고, 그 길에서는 내가 일등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 셋을 키우며 나의 길을 찾는 것. 그것이 나만의 길이고 신이 주신 선물입니다.



Q. 육아하며 가장 참기 힘든 순간은 언제인가요?

Q. 당신은 어떤 일을 할때 기쁜가요?

Q. 신은 당신에게 어떤 선물을 주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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