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똑!”
“thi.otherworld.com/death-prepare52-11-01
여기를 눌러 링크를 확인하세요.”
‘뭐지? 신종 스팸인가? 지우자!’
“까똑!”
“안녕. 나야, 모리. 나 잊은 건 아니지?”
“꺼져.”
“에~이 왜 그래. 친하게 지내자니까.”
“꺼지라고.”
“야야, 내가 너한테 꼭 필요한 정보를 주려고 연락한 건데. 정말 나 꺼질까? 나중에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뭔데.”
“내가 이번에 저승국 사자 재판을 위한 자료 저장부서로 이동했거든.”
“핵심만 말해.”
“야! 내가 부서 이동을 했다고 하면 좀 힘들진 않냐, 할만하냐, 안부 좀 묻고 그러면 안 되냐? 독한 년.”
“확 나가버린다.”
“알았어. 알았어. 아휴~ 지한테 도움 줄라고 하는 건데 그걸 모르고... 암튼 너한테 관련된 자료가 있더라고. 근데 이건 네가 좀 봐야 할 것 같아서.”
“뭔데.”
“보내준 거 한 번 봐.”
“지웠는데?”
“이긍..다시 보내 줄게. 너 진짜 친구 잘 둔 줄 알아라.”
“thi.otherworld.com/death-prepare52-11-01
여기를 눌러 링크를 확인하세요.”
터치.
‘동영상이네. 뭐야 이게?’
<2011년 5월>
“아이고, 아가야. 좀 먹어야 산다. 이것도 엄마 젖이랑 똑같은 거야. 좀 먹어봐라.”
시어머니가 갓난아기에게 젖병에 든 분유를 먹이려고 애쓰고 있다.
“에효, 내가 애가 닳아 죽겠다 죽겠어. 이노무 자식들은 대체 이런 갓난쟁이 젖먹이를 굶겨가면서까지 일을 꼭 해야 하는 거야? 지들 새끼가 하루 종일 쌩으로 굶고 있는 걸 왜 나 혼자 지켜봐야 하냐. 아휴..”
동영상 속 시어머니는 지금보다 피부가 팽팽하다. 그 시어머니가 코를 훌쩍거리며 눈물을 닦고 있다.
“징~~~~~ 징~~~~~”
“여보세요.”
“뭐 해?”
“손주 보지 뭐 해.”
“이번에 계모임에서 꽃구경 가기로 했어. 갈 거지?”
“못 가.”
“으이구, 며느리 보고 애 못 본다고 해. 못 가면 그동안 돈 낸 거 그냥 날리는 거야!”
“그래도 어쩔 수 없지.”
“며느리가 알아주냐? 늘그막에 꽃구경도 못 가고 애 보는 거 얼마나 힘든지!”
“뭐 알아주라고 애보나. 볼 사람이 없어 보는 거지.”
“요즘 며느리들 시어머니한테 애 맡기고 친구들이랑 춤추러 다닌다던데 니네 며느리도 그런 거 아니야?”
“걔도 힘들어. 밥도 못 먹고 떡이 되가지고 옷 한 벌도 제대로 못 사 입고 후줄근하게 입고 다니면서 일하는 거 보면 안타까워.”
“아들은 돈 안 벌어?”
“아, 왜 안 벌어!”
“그런데 왜 그래?”
“아이고 됐다. 말 길어져 봐야 내 아들 허물이지. 끊어!”
<2012년 12월>
“이쁜 옷 많다.”
“이거 이쁘네. 난 이거 살란다.”
“그건 너무 젊은 애들 거 같지 않아?”
“우리 며느리 줄려고.”
“아, 니꺼 사 입으라니까.”
“며느리 옷 한 벌 사주고 싶었어.”
“며느리가 그렇게 이쁘냐?”
“응. 이뻐. 흐흥.”
“생각만 해도 막 웃음이 나와?”
“아니 우리 아들이 결혼 전에 연애도 못하고 막 그랬잖아. 그래서 장가 못 가면 어쩌나 했는데 막상 장가간다니까 여자라곤 한 번도 못 만나 본 놈이 어디서 남자 실컷 만난 여우 같은 거 만나면 어쩌나 걱정했거든.”
“근데?”
“며느리한테 ‘니 신랑은 여자라곤 니가 처음이다. 집에 데려온 여자도 니가 처음이다’ 했더니 자기도 집에 데리고 간 남자는 우리 아들이 처음이라더라고. 똑같은 숙맥끼리 만났어. 둘이 천생연분인가 봐.”
“집에만 처음 데려가고 밖에선 실컷 만났을 수도 있지. 요즘 애들이 얼마나 헤픈데 그 나이 먹도록 만난 남자가 없겠어.”
“에잇, 그런 애 아니라니까.”
“야, 남자든 여자든 능력이 돼야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고 다니는 거야! 난 남자 실컷 만난 여우 같은 애라도 좋으니까 우리 아들 장가라도 갔으면 좋겠다!”
“까똑!”
“야, 모리.”
“왜?”
“이거 뭐 어쩌라고 보냈냐?”
“그건 네가 생각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