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 주제 - 안녕
안녕.
안녕.
만남의 안녕일까?
헤어짐의 안녕일까?
오늘 아침에는 헤어짐의 안녕이 먼저 떠올렸다. 어떤 선생님은 안녕이라는 말만 들어도 첫 만남의 설렘이 떠올라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고 하던데. 나는 오늘 아침에 헤어짐의 안녕이 떠올라 심장이 쿵 내려앉고 슬펐다. 최근 헤어짐에 관한 그림책을 한 권 만들어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어제오늘 오랫동안 만나왔던 제자들과 헤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오늘 아침 ‘안녕’이라는 주제를 보자, 나는 이별이 떠올랐다. 나는 누군가와 아프게 이별해 본 경험이 없다. 대신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아프게 이별하는 걸 보고 지레 겁을 먹었다. 그래서 항상 기도했다.
‘제발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랑 헤어지지 않게 해 주세요. 가난하게 살아도 좋으니까 사랑하는 사람들이랑 꼭 붙어 살게 해 주세요. 징그럽게 싸우면서 지긋지긋해하며 살아도 좋으니까 매일매일 얼굴 보면서 살게 해 주세요.’
나의 기도는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나는 아직 누군가와 아프게 이별해 본 경험이 없다. 그런 내가 이별에 대한 그림책을 한 권 만들었다.
지금 한참 책이 인쇄되고 있는 중일테고, 독립출판하는 책이라 구매하고 싶어도 구매할 수는 없다. 사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싶어 하는 말이다. 아무튼 난 내가 만든 책이 떠올랐다. 내가 만든 책을 보고 세상 사람들 중 100명이라도 공감을 하거나 울면서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풀어냈으면 좋겠다.
그다음에 바로 생각난 책이 바로 <무릎딱지>.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진행하는 엄마표 책 읽기 강좌에 갔다가 소개받은 책이다. 강사가 책을 읽어주는 동안 엄마들은 휴지를 찾았다. 엄마들이 모두 훌쩍훌쩍 울고 있는데 내 옆자리 엄마는 아예 꺽꺽거리며 대성통곡을 하는 바람에 나는 울지도 못하고 웃지도 못하고 다른 엄마들에게 휴지를 받아 토스해 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책의 첫 문장이다.
“엄마가 오늘 아침에 죽었다.”
수업시간에 이 책을 읽어주려면 최소 다섯 번은 혀를 깨물어야 한다. 읽다가 눈물이 나서 이를 악물고 참아야 한다. 그래서 차마 내 아이에게는 못 읽어줬다. 책장 안 보이는 구석에 감춰두었는데 어느 날 밤 아이가 조용히 책을 꺼내더니 자기 방으로 가지고 들어간다. 당황하여 ‘그거 읽으려고?’ 하고 물었더니, 이미 수차례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나서 울고 싶을 때 읽는 책이란다. 오늘 엄마한테 혼이 나서 울고 싶으니까 읽어야겠단다. 엄마들도, 아이도 울게 만드는 저 책을 소개한다. 헤어지는 안녕을 말해야 한다면. 울어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