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지났다니……
꾸준히 움직이며 느낀 감정과 생각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보는 것을 나름의 목표로 뒀던지라 작년 10월에 브런치북을 발행하고 나니 더 이상 내게 할 말이 남았을까 일단 의구심이 들었다.
사진이나 내 배경과 관계없이 오롯이 글로만 평가받아 보고 싶었는데 결국 목표한 것을 이루지 못한 데서 오는 실망감도 당연히 있었다.
무엇보다 딱히 의뢰받은 글도 아닌 스스로 원해서 쓰는 글인데도 일주일에 한 편씩 완결된 글을 써나가는 게 그리 쉽지 않다는 걸 느껴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시작도 전에 발목 잡는 기묘한 나의 완벽주의를 깨보고 싶어 정해진 기한 내에 글을 올리기로 마음먹었었다. 하지만 끝내 성에 차지 않았던 글도 올려야 하는 데서 오는 마감 스트레스만 대리 경험하면서 오랫동안 동경하던 직업으로써의 글쓰기가 결국 난 불가능한가 하는 현타가 왔다고 변명해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비록 기록은 멈췄지만 요가는 그 후로도 꾸준히, 조금씩 더 깊이 있게 해 왔다는 것. 매일 80분씩 그리고 올해 들어서는 토요일에도 150분씩 하타 심화 수련을 해나가고 있다. 8할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때마다 멈칫하는 나를 부드럽게 끌어주는 좋은 스승 덕이었다. 덕분에 조심스럽게 일단 한 발을 내디디면 그다음은 오히려 생각보다 수월하다는 걸 배웠고. 그리고 나머지 2할은 어쨌든 이곳에 남아 있는 지난 시간 나의 노력과 의지 덕이라 하고 싶다.
지난 기록에서 매 수련마다 무언가를 얻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던 내가 보인다. 그 집착과 욕심 덕에 성장했지만 동시에 너무 성급하게 결론을 얻으려 했다. 어느 순간 다시 생각이 현실을 압도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부족함도 수정하거나 지우지 않으려 한다. 그때의 내가 있어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고 지난 모습도 그대로 받아들이는 조금 더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분명한 건 그 때나 지금이나 요가로 내 생각이, 마음이, 생활이, 삶 전반이 변화하고 있고 나는 이 수련의 여정을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 요가로운 생활 시즌 2 즈음으로 다시 시작해 보자고, 가볍고 산뜻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