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라 비다

by againJ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작품, <비바 라 비다>를 가만 바라본다. 도슨트 정우철님의 <내가 사랑한 화가들>을 읽는 중이었다. 겉은 단단하지만 속은 연약한 수박이 꼭 그녀의 삶 같으며 콜드 플레이의 노래가 여기서 영감을 얻었다는 설명 때문이었을까. 실제 작품을 보고 있는 것도 아닌데 강렬했다. 사랑하는 이의 끔찍한 배신, 32번의 수술과 인생의 절반을 침대에서 보낸 불행과 고통의 아이콘인 그녀가 생의 마지막에 남긴 말이 ‘인생이여 만세’라니.


그녀에 비하면 내 어려움 즈음이야 작은 에피소드 수준이나 될까. 주사도 맞고 약도 먹고 있지만 어깨 통증이 여전하다. 팔을 움직일 순 있는데 가만있으면 시큰하고 밤이면 조금 더 심해져 한 두 차례 깨기도 하는 은근한 불편함이다. 수련 중 무리가 될 법한 아사나는 건너뛰기도 했지만 그래도 수련 자체를 쉬진 않았다. 그날 할 수 있는 선에서 몸을 부드럽게 움직였다. 목과 어깨 주변 경직된 근육이 수련을 통해 약간 푸는 것으로 만족하면서 느리게 수련을 이어갔다.


올해 이명도 겪고 다시 어깨도 아프면서 요가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단순한 취미라면 겁 많은 내가 몸의 이상을 핑계로 진작 쉬거나 멈췄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계속하고 싶었다. 당장 불편한 부분의 고통보다 요가를 하지 못하는 삶이 더 괴로웠다.


요가를 대하는 마음이 진지해진 만큼 오히려 부상도 심리적인 동요도 많았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다시 척추 수술을 7차례나 받고 자주 절망에 빠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고 싶다 일기장에 남겼다는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감히 그녀의 고통에 견줄 것도 아니고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요가로 무언가 대단한 업적을 이루겠다는 뜻도 아니지만 계속해서 나아가보자 스스로 다독인다. 세상의 온갖 불운이 나에게 덮친 것 같은 때, 마음만큼 몸이 따라주지 못할 때,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좋지 못해 좌절스러울 때, 요가도 내 삶도 딱히 평가할 수준도 되지 못하고 미완으로 남은 것 같아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마다 그녀의 마지막 그림을 떠올릴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이여 만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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