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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atha Mar 16. 2022

일찍 지고 만 빛나는 재능

3월 16일 (1736), 스물여섯의 나이로 페르골레지 요절하다  

286년 전 오늘,

1736년 3월 16일

이탈리아 작곡가 죠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지(G. B. Pergolesi)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페르골레지의 나이 스물여섯, 폐결핵으로 나폴리 인근의 수도원에 머무르던 중이었죠. 희극 오페라 <마님이 된 하녀>의 작곡자로 젊은 나이에 명성을 얻었지만, 페르골레지에게 허락된 시간은 너무 짧았습니다.      


https://brunch.co.kr/@agathayang/17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 듯, 페르골레지가 병상에서 쓴 마지막 작품 <스타밧 마테르 - 슬픔의 성모>(Stabat Mater) 준비했습니다.

<스타밧 마테르>는 종교 작품입니다.  라틴어로 스타밧 마테르(Stabat Mater)는 “어머니, 서 계시다”라는 뜻인데요. 이 “서 있는 어머니”는 다름 아닌 십자가 고통으로 죽어가는 아들 예수를 바라보며 서 있는 마리아를 가리킵니다. <스타밧 마테르>의 가사를 보면, 이렇게 시작하죠.      


아드님 매달리신 십자가 곁에서

성모 비통하게 눈물 흘리시며 서 계시도다.

그분의 애절하고, 비참하고, 고통에 찬 마음을 칼이 꿰뚫었도다.

외 아드님의 그 복되신 어머니, 그 얼마나 슬퍼 절망하셨는가!



페르골레지의 <스타밧 마테르 - 슬픔의 성모>  전곡 들어보시죠.

https://youtu.be/qzOmPUu-F_M


1. Stabat Mater dolorosa 어머니 비통하게 서 계시도다

2. Cujus animam gementem 그분의 애절하고, 비참하고, 고통에 찬 마음을

3. O quam tristis 그 얼마나 절망하셨는가!

4. Quae moerebat et dolebat 얼마나 고통스럽고 근심에 차 계신지

5. Quis est homo  눈물 흘리지 않을 이 누구인가?

6. Vidit suum dulcem natum  (어머니) 가엾은 당신 아드님을 보셨도다

7. Eia Mater 오 어머니여, 사랑의 샘이시여

 8. Fac ut ardeat cor meum 제 마음 뜨거워지게 하시어

 9. Sancta Mater 성모시여, 행하시옵소서

10. Fac ut portem Christi mortem 제가 그리스도의 죽음을 지게 하시고

11. Inflammatus et accensus 불꽃으로 살라져 올라가리니

12. Quando corpus morietur... Amen 육신이 죽을 때 천국 영광이 영혼에게 베풀어지게 하소서, 아멘.




그런데 페르골레지의 <스타밧 마테르>에는 그의 짧은 생애에, 불꽃 같이 타올랐던 이룰 수 없는 사랑 이야기가 함께 전해집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페르골레지가 신분이 높은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에 빠졌답니다. 여인은 집안의 큰 반대에 부딪히자 종교에 귀의하기로 결심하고 수녀원으로 들어가 버렸는데, 불행히도 얼마 되지 않아 그곳에서 세상을 떠났죠. 여인의 죽음을 알게 된 페르골레지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도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예감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마지막 작품 <스타밧 마테르>를 완성해냈다는 것이죠.


역사학자들은 페르골레지와 마리아 스피넬리의 사랑 이야기를 정설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스물여섯이라는 짧은 생을 살았던 페르골레지의 삶을 안타까워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이야기일까요?  어찌 되었건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고통과 슬픔, 간절한 기도를 담아낸  페르골레지의 <스타밧 마테르>는 그의 삶이 녹아있는 듯 애절하기만 합니다.


*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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