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은 등을 뒤에 두고
영영 등이 하는 말을 듣지 못하다가
결국 뒤집혀 죽는다
1.
매미 소리다
매미의 등에서 여름이 울린다
매미는 자신이 하는 일을 모르고 뒤집혀 죽을 것이다
자신의 울음을 책임지는 법 없이 떠날 것이다
2.
내게 등처럼 박혀있던 너는 빠져나가고
내겐 호두껍질 같은 등만 남았다
매미 시체 같기도 했다
3.
땅에 누운 매미의 배가 허공에 드러났을 때
등이 말했다
나의 등은 너였어
결국 너는 등의 등인 셈이지
네가 빠진 등은 폭염에 점점 쪼그라 들었다
매미의 시체는 폭염에 지워졌다
무의미의 등에 업혀 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