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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KTUS Feb 03. 2019

그리움은 목이 길다

눈 오는 날이 적어 겨울의 안부도 적다


별안간 눈이 쏟아지는 광경이 보고 싶었다

그리고 당분간 고립되고 싶었다

나는 홀로 무엇을 기다리는지


우리 여기서 평생 같이 살래

그냥 그렇게 할까


대설에 갇힌 우리의 밤은 길었다
너의 말이 밤을 떠다녔다


눈 오는 밤이 영영

도달하지 못하는 곳으로 끝 없이 흐르길 바

우리는 사랑 가까이에 도달해 있었다


서로를 넘어 긴 밤을 넘어가면

다시 서로가 나타나던 나날들


눈이 적은 계절

이제 그리움의 목이 길다


너를 그리는 말은 긴 밤을 넘지 못한다


그리움은 목이 길어
도달하지 않을 머나먼 곳으로

침묵을 삼킨다


눈도 안부도 오지 않는데

이렇게 그리움만은 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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