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러워도 좋은 것들

by KAKTUS

몇 해가 지났습니다

이제 당신과 나 사이에 엷은 봄바람도 오가지 않습니다


우리가 축제였던 계절이 아무런 위로도 없이

지나갈 때마다 나는 조금 쓰라렸습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습관으로

이제 당신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소식을 우연히 듣는데도 나는 살풋 낮달처럼 웃어 보일 수 있겠지요


오랜 시간이 흘러 우리가 대면했을 때

아무것도 포개어지지 않을 만큼 서로의 무늬가 바뀐다고 해도 아무렴 좋습니다

당신이 사랑이 행하는 일에 조금 덜 속고 유연해져 있다면 좋겠습니다


다만, 많은 것이 변하였대도 그리움의 말은 가장 단순하기를


보고 싶었단 말은 어떤 음절도 더하지 않은 채

당신이 더듬더듬 말하면 좋겠습니다


사랑에 유연해져도 그리움 앞에서는 언제까지나 조금 촌스럽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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