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가 지났습니다
이제 당신과 나 사이에 엷은 봄바람도 오가지 않습니다
우리가 축제였던 계절이 아무런 위로도 없이
지나갈 때마다 나는 조금 쓰라렸습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습관으로
이제 당신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소식을 우연히 듣는데도 나는 살풋 낮달처럼 웃어 보일 수 있겠지요
오랜 시간이 흘러 우리가 대면했을 때
아무것도 포개어지지 않을 만큼 서로의 무늬가 바뀐다고 해도 아무렴 좋습니다
당신이 사랑이 행하는 일에 조금 덜 속고 유연해져 있다면 좋겠습니다
다만, 많은 것이 변하였대도 그리움의 말은 가장 단순하기를
보고 싶었단 말은 어떤 음절도 더하지 않은 채
당신이 더듬더듬 말하면 좋겠습니다
사랑에 유연해져도 그리움 앞에서는 언제까지나 조금 촌스럽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