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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KTUS Apr 21. 2019

조용히 울음을 그치고

책 가운데에 누군가가 껴놓은

편지를 발견하는 일은

어느 정도 기적이다


꾹꾹 힘을 주어 쓴 진정성이

외면받지 않았다는 것


나에게 발견되어

별안간 순간을 멈추고

이렇게 눈시울을 적시울 수 있다는 것


그게 얼마간 기적이라고 믿게 되는

나는 무엇에 겨운 것일까


당신이 사랑의 의지를 다시 켜겠다고 써놓았을 때

나는 아무도 모르게 방구석으로 가서 조용히 울었다


당신이 길을 잃었다고 했을 때도

나오지 않았던 울음이었는데


어째서


당신이 껴놓은 문장이 바람되어

나에게 왔다

참을 수 없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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