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빛나는 청춘의 한 시절
한 마디가 당신 앞에 놓여져 있습니다
이제 애타고 부끄러웠던 시간은 사라졌습니다
어린 날의 빛이란 참 이상하지요
가장 어리석고,
진정 자신을 아끼지 못하던 시간에게
가장 푸르른 공간을 내어주어요
내부의 소음을 참기 어렵던 마음을
가장 크고 따뜻한 품으로 안아주고요
돌이켜 보면, 다시 없을 생기만 남기지요
꼭 긴 여행을 다녀온 것만 같습니다
정처 없이 두 발로 걸어다녔습니다
가끔은 목적지를 잊은 채, 자신을 잃어버리겠다는 투로
그리고 나는
단순하고,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형태로
여기에 남았습니다
그동안의 시간은 당신에게도 그러했나요?
음음음
그 시절의 이야기는 가만히 내버려 두어도
스스로 나지막이 노래가 되는 것이라
당신 앞에서 나는 봄바람을 흥얼거립니다
어딘지 모르게 약간 씁쓸한 맛이 났습니다
당신이 건네주었던 안녕의 맛
세상에서 가장 무겁고 냉정한 마침표처럼 느껴졌던 그 말
서운함을 감출 수 없어
몇날 며칠을 들끓어야 했던 안녕의 맛
그후로 안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왜 난 이제야 여행에서 돌아온 것만 같을까요
돌아가고 싶은 날은 없습니다
지금 내 앞에 놓인 순간이 제일 좋습니다
여전히 푸른 형태의 이 순간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