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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KTUS Dec 04. 2019

헤드라이트 속에서

어느 저녁, 걸음을 보채다 헤드라이트 앞에 멈추어 섰다


어떤 부름처럼, 어떤 약속처럼

헤드라이트는 나의 저녁에 끼어들었다


그 낯선 불빛 속에서 나는 어떤 무표정이었을까

어디에도 들추어지지 않았던 건조함 같은 것이 드러났을 것이다

몇 해 전 밀려갔던, 사랑이라 불리지 못한 기억들과 함께


잠깐 쓰라렸다


불현듯 환하게 사라지고 싶단 생각

더 이상 쓰라리지 않 되었다


나를 비추는 헤드라이트 앞에서 

나는 감추어두었던 마음을 잠시 들키기로 한다


감상하듯, 너그러 무표정으로


아주 잠시일 뿐이므로

마침 약간의 적막이 필요했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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