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가르침도 주지 않고, 또 한 철이 지나려고 한다
이 야속함의 결코 야속하지 않음이란
여전히 배울 것이 많은 이 시간의 통과가 마땅치 않다
성실하기 싫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흥청망청이고 싶은 마음
출처를 알 수 없는 이 삐딱한 마음들
사랑을 하지 않는 것이 속지 않는 일이라
불현듯 사랑이 없는 곳에서 안전함을 느꼈다
예기치 않은 그 순간 아주 적막한 적요가 날 감쌌다
그리고 사랑이 없는 안전지대가 마치 눈 오는 날 같은 것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눈 내리는 아침처럼, 또 어느 저녁처럼
험상궂게 혹은 예쁘게, 본연은 변덕스럽게
또 달리 말하자면, 계절을 맞이하는 지구의 축처럼
매일이 다르게, 하루만큼 더 따뜻하거나 추워지게, 역시나 변덕스럽게
온갖 저지른 마음들이 후회하되 쓰라린 절망하지 않도록
쓰라리게 후회하되, 다시 사랑에 기울이도록
사랑의 표면이도록
무엇보다 후회만의 방에 갇히지 않도록
.
.
지금은 사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지대라고 느낀다
적어도 이곳은 안전하다며 안전하다며 숱한 후회들을 곱씹으며 지낸다
*
당신에게 한 줄 위로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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