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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KTUS Feb 27. 2020

북쪽과 북동쪽 사이

가끔은 바람에게 방향이 있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져


내게는 막연할 뿐인데 말야


이상하지

서쪽에서 온 바람은

먼저 동쪽으로 갔을텐데


서쪽에서 온 바람은

정말 서쪽에서 왔을까


.

.

북북동 방위라는 게 있대

북쪽과 동북쪽 사이

북쪽과 동북쪽 사이의 어디쯤


명확하지도 않은 그 어딘가가


북북동


하고 이름이 되고 말이 되어버렸어


쓰다 보니

북북동

그것은 기원이었네


바람과 사랑 사이의

적절한 기원


북북동을 뇌며

동쪽으로 가서 서쪽으로 부는

바람을 생각해


여기, 가엾게 말 된 것이 있어


'사랑을 찾아나선 나는

오래전 이미 사랑을 발견했다'


한 줄 바람이 번역한 말속에 가엾은 내가 있어

어느 이름 모를 방향만 멍하니 바라보는 내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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