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지나간 얼굴에는
소금기와 설탕기가 남는다
어떤 사랑을 하였든
누구를 사랑하였든
얼마나 마음을 졸였든
약간의 소금기와 설탕기는 남는다
가까스로 웃어 보이는 얼굴 뒤에
남은 저 적당량의 소금기
내리쬐는 볕에
어느새 쌓인 잔주름을 드러내며
괜찮다고 말하는 적은 단맛의 설탕기
.
.
사랑은 하는 것일까 하게 되는 것일까
또다시 다음을 기대하는 것은
어딘가 외롭고 애처로운 일이다
습관처럼 사랑을 하여
맞추어 볼 수도 없는 비율,
그날의 얼굴,
분위기의 그림자
과연 쓸쓸한 얼굴의 정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