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후

by KAKTUS

투명한 봉지에 물을 담고 금붕어를 담듯

한 줌의 햇살을 그러모았다


딱 그만큼의 온기가 나에게 필요했다


마음의 문이 이렇게

서서히 닫힐 수도 있다는 것을

왜 알지 못했을까


이런 슬픈 것들은 누군가 일러주어 이르게 알 필요가 없다


동아프리카의 높은 산맥 어딘가

에티오피아가 있는 땅에는 비 그늘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비 그늘


산맥이 너무 높아 구름이 도달하지 못해

비가 오지 않는 비 가뭄이 든 구역, 비 그늘


빗방울이 두드리지 않는 땅,

그것이 가물며 나의 기후가 되었다


나의 계절엔 지천이 사랑일 줄 알았다

봉지에는 초봄의 빛이 쌓였다가 소리 없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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